미중무역협상 재개되지만…트럼프 "정해진 시간표 없다"

기사등록 2018/08/22 10:24:58

1차 협상 때 미측 요구사항 140개 주요 의제 될듯

【베이징=AP/뉴시스】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왼쪽)과 류허(劉鶴)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3라운드 미중 무역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18.06.03
【베이징=AP/뉴시스】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왼쪽)과 류허(劉鶴)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3라운드 미중 무역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18.06.0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세계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은 과연 타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동안 34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서로 부과하고, 23일부터는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추가키로 하는 등 거친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이 22~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 5~6월 미국과 중국 간 열렸던 세 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이 무위로 끝난 지 80여 일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16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과 중국의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무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워싱턴에서 22일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무역협상을 갖는다고 보도했다.

 FT는 미중 협상 대표들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미국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1차 미중협상에서 제기했던 140여개의 특정 요구사항과 관련된 논의에 주안점이 주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매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등의 중국 지불시장 참여와 JP모건의 중국증시 합작투자 참여사업 승인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관계자들은 미국 측의 요구사항들 중 3분의 2 정도는 승인을 하거나 논의를 할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는 중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등 중국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라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5월 회동 당시 양국간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서로 간 관세부과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며칠 후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 부과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도발(constant provocations)”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미 5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한 마당에 또 다시 관세 부과 대상품의 규모를 2000억 달러 더 늘리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세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유화적인 제스처(conciliatory gestures)”를 취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자신들은 “좋은 경찰”, 중국은 “나쁜 경찰”이라는 전제 아래 협상에 임하는 것도 중국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FT는 전했다.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고조됐다. 베이징 중심가에 건설 중인 이 도시의 가장 높은 '준 타워'를 배경으로 이날 톈안먼 광장에서 오성홍기가 펄럭이는 모습. 2018.06.15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고조됐다. 베이징 중심가에 건설 중인 이 도시의 가장 높은 '준 타워'를 배경으로 이날 톈안먼 광장에서 오성홍기가 펄럭이는 모습. 2018.06.15
므누신 장관 등 미 재무부 관리들은 미중무역협상의 신속한 타결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끝낼 시간표를 정해둔 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먼 시야를 가지고 있다(I have a long horizon)”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배경은 협상 전략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협상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T는 이번 미중협상은 기껏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기 전에 새로운 고위급 협상을 갖도록 하는 정도의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지난 5~6월 므누신 재무장관과 두 차례,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었다.

 중국 측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경우 양국 간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공청회는 지난 20일부터 워싱턴에서 시작됐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리처드 옛센가 리서치헤드는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무기화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굽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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