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관계'는 인정…도지사 지위·공무원 임면권 등
"평소 위력 과시 않고 개별 사건에서도 행사 없어"
"자유의사 반했다고 보기 어려워"…정황·행적 등
"진술 신빙성 떨어져…2차 피해 등 때문 아닌듯"
"시각 괴리 있을 수도…현 체계에서는 처벌 불가"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위력을 이용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가 1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된 미투 관련 첫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주요 쟁점에 대해 ▲업무상 위력이 존재했는지 ▲위력을 행사했는지 ▲위력의 행사와 간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로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제시했다. 즉, 안 전 지사가 지위와 권세 등 이른바 위력을 통해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신체접촉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유무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우선 재판부는 안 전 지사와 김씨 사이의 관계에 비춰봤을 때 위력이 존재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그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명되던 인물이며, 도지사 직책을 갖고 공무원을 임면할 권한 등 위력 행사가 가능한 지위와 권세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안 전 지사가 평소 김씨를 비롯한 주변 직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할 정도로 사회적, 정치적 지위를 행사하거나 과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도지사로서의 지위는 위력으로 볼만한 힘을 지닌 것은 맞지만, 위력을 갖고 있는 것과 행사하는 것은 별개로 엄격하게 구분한 것이다.
김씨 측은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해 간음과 추행이 각각 4회, 1회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개별 사건에 대해 판단한 결과 김씨 측 진술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해 성관계나 신체 접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의 상황에 있어서 피해자의 내심이나 심리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떠나서, 적어도 안 전 지사가 어떤 위력을 행사했고 김씨가 이에 제압당할만한 상황이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성관계 또는 신체접촉이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해 김씨 자유의사에 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일례로 2017년 7월 러시아호텔에서 안 전 지사가 "외롭다, 안아 달라"라고 했을 때 김씨가 이에 응한 정황이 있었고, 이후 김씨의 행적과 안 전 지사를 존경하는 듯한 태도 등에 대해 재판부는 의문을 가졌다.
2017년 9월 스위스호텔에서 김씨가 전임 수행비서의 조언이 있었음에도 안 전 지사 방에 찾아간 점, 2017년 11월 카니발 차량에서 김씨가 신체 접촉이 용이하도록 행동을 취한 점 등도 안 전 지사의 위력이 성적 행위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으로 제시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된 미투 관련 첫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주요 쟁점에 대해 ▲업무상 위력이 존재했는지 ▲위력을 행사했는지 ▲위력의 행사와 간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로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제시했다. 즉, 안 전 지사가 지위와 권세 등 이른바 위력을 통해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신체접촉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유무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우선 재판부는 안 전 지사와 김씨 사이의 관계에 비춰봤을 때 위력이 존재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그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명되던 인물이며, 도지사 직책을 갖고 공무원을 임면할 권한 등 위력 행사가 가능한 지위와 권세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안 전 지사가 평소 김씨를 비롯한 주변 직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할 정도로 사회적, 정치적 지위를 행사하거나 과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도지사로서의 지위는 위력으로 볼만한 힘을 지닌 것은 맞지만, 위력을 갖고 있는 것과 행사하는 것은 별개로 엄격하게 구분한 것이다.
김씨 측은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해 간음과 추행이 각각 4회, 1회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개별 사건에 대해 판단한 결과 김씨 측 진술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해 성관계나 신체 접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의 상황에 있어서 피해자의 내심이나 심리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떠나서, 적어도 안 전 지사가 어떤 위력을 행사했고 김씨가 이에 제압당할만한 상황이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성관계 또는 신체접촉이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해 김씨 자유의사에 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일례로 2017년 7월 러시아호텔에서 안 전 지사가 "외롭다, 안아 달라"라고 했을 때 김씨가 이에 응한 정황이 있었고, 이후 김씨의 행적과 안 전 지사를 존경하는 듯한 태도 등에 대해 재판부는 의문을 가졌다.
2017년 9월 스위스호텔에서 김씨가 전임 수행비서의 조언이 있었음에도 안 전 지사 방에 찾아간 점, 2017년 11월 카니발 차량에서 김씨가 신체 접촉이 용이하도록 행동을 취한 점 등도 안 전 지사의 위력이 성적 행위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으로 제시됐다.
올해 2월 마포구 오피스텔 사건에 대해서는 김씨가 '미투 운동에 대해 상세히 인지하고 있었고 스스로 심야에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이 결코 낮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김씨 측에서는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 이외에도 안 전 지사가 기습적으로 신체접촉을 5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씨의 성적 자유가 침해되는 수준의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개인적인 취약성으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행사하지 못할 사람이 아니라는 점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운전비서가 김씨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큰 행동을 했었음에도 직접 이의제기를 했고, 반복해 이전 행동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기타 사정 등을 보아도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으로 보인다"라면서 "법정에서 주요 다툼이 대상이 됐던 문제들을 보면 해명 자체가 객관적 증거에 어긋나거나 납득하기 어려워보이기도 한다"라고 김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의 도덕적인 시각과 법적으로 처벌하는 체계 사이에 일정 부분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설령 업무 상급자의 성관계 요구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고 통상적으로 볼 때 거부나 저항에 이르지 않았지만, 자기 나름대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진정한 내심에 반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범죄의 처벌체계 아래에서는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범죄라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폭행·협박이나 위력 행사 같은 행위가 없더라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에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나, 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 정책적인 문제다"라며 "근본적으로는 사회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돼야 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그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email protected]
김씨 측에서는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 이외에도 안 전 지사가 기습적으로 신체접촉을 5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씨의 성적 자유가 침해되는 수준의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개인적인 취약성으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행사하지 못할 사람이 아니라는 점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운전비서가 김씨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큰 행동을 했었음에도 직접 이의제기를 했고, 반복해 이전 행동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기타 사정 등을 보아도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으로 보인다"라면서 "법정에서 주요 다툼이 대상이 됐던 문제들을 보면 해명 자체가 객관적 증거에 어긋나거나 납득하기 어려워보이기도 한다"라고 김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의 도덕적인 시각과 법적으로 처벌하는 체계 사이에 일정 부분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설령 업무 상급자의 성관계 요구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고 통상적으로 볼 때 거부나 저항에 이르지 않았지만, 자기 나름대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진정한 내심에 반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범죄의 처벌체계 아래에서는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범죄라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폭행·협박이나 위력 행사 같은 행위가 없더라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의사를 표명했는데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에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나, 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강간으로 처벌하는 체계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 정책적인 문제다"라며 "근본적으로는 사회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돼야 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그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