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제재 7일 재개.. 유럽 동맹국들 "안보 불안" 우려

기사등록 2018/08/06 07:07:43

최종수정 2018/08/06 10:31:13

" 이란의 체제붕괴시 시리아처럼 난민사태 날것 "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의 한 거리 환전상이 지난 달 30일 테헤란 중심가에서 50유로짜리 지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란 리알화가 미국의 경제제재 재개를 앞두고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경기침체와 민간 소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7.31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의 한 거리 환전상이 지난 달 30일 테헤란 중심가에서 50유로짜리 지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란 리알화가 미국의 경제제재 재개를 앞두고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경기침체와 민간 소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8.7.31
【워싱턴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2015년 이란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타결로 거두었던 이란에 대한 제재를 7일 오전 0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과 동맹관계인 유럽 국가들의 지역 안보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개발에 관련된 약속들을 지키지 않았다며 2015년 미국과 다른 5개 강국들이 합의한 이란핵협정으로부터 탈퇴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서 7일 오전 0시부터 제재가 다시 시작된다.

 이란 핵 협정은 영국, 프랑스, 독일 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유럽연합과 당사국 이란이 맺은 협정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외교적 업적으로 간주되어왔다.  하지만 트럼프대통령은 미국이 맺은 최악의 협정이라며 선거운동 당시부터 이의 파기를 예고하면서 다른 가입국들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현재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이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이란이 그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란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거기에 대한 태도와 행동의 변화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와 함께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는 문제에 관해 협상을 벌여온 유럽쪽 외교관 2명은 그런 언사는 이란의 현 체재 붕괴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 제재를 다시 하려는 최종적인 목적은 이란의 현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얘기다.

  7일 재개되는 이란에 대한 제재는 주로  이란의 무역 부문으로 자동차 부문과 금을 포함한 금속류의 거래이다.  그 외에 미국은 이란산 카페트와 피스타치오 같은 일반 상품들에 대해서도 수입금지령을 내리고,  이란이 미국과 유럽에서 항공기를 구입하려면 특별 허가증을 발급받도록 하는 규제도 다시 시작했다.

 이란은 이 때문에 판매금지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5일에  유럽의 상용여객기 5대를 서둘러 구입했다.

 이란에 대해 남아있는 가장 중요한 제재인 석유산업과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는 11월 4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이 때부터 이란 최대의 현금수입원인 원유수출길이 막힐 전망이다.

 이란은 2015년의 핵 협정에 따라서 핵개발 프로그램의 포기에 합의하는 대신에 핵으로 인한 국제 제재를 면제 받았다.   유엔 감시단은 이란이 이 협정을 잘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정도로는 이란이 중동지역에서 하고 있는 나쁜 행동들을 막는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정부의 관리들은 또 미국이 이 핵협정의 일환으로 제재를 중지했기 때문에,  실제로 미국정부가 이란을 처벌할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은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핵협정 탈퇴의 이유다.
 
 이에 대해 유럽국가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란 핵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것이 유럽국가들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다음은 뭐냐?"는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경제 제재로 인해 이란 정권이 무너지게 되면 이란은 시리아처럼 장기 내전에 휘말려 들거나 급진파의 권력 장악으로 중동지역과 유럽의 정세만 악화될 것이라는 게 유럽 외교관들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로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  시리아 내전 끝에 일어난 것처럼 다시 엄청난 난민과 이주자들이  유럽으로 밀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폼페이오국무장관은 취임후 5월에 한 연설에서 이미 미국의 전략을  내보인 바 있다.  그는 "이란은 국내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싸울 것인지 귀중한 부를 외국의 싸움판에서 탕진할 것인지,  양자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두 가지를 다 할만한 경제력은 없기 때문이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 타결을 지지해온 많은 정부와 지지자들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는 함께 협상에 임해온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유럽 외교관들은 "우리는 핵협정에 규정된 모든 약속을 지키며 협정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가 그러지 못하면 이란 역시 ( 파기에 나서 ) 미국의 제재에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란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선언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란 전국에서는 다시 항의시위와 소요의 파동이 시작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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