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북한 측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교도 통신이 5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상은 전날 밤 싱가포르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3일 단시간 접촉했을 때 일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기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에 관해 "완전한 오보"라고 일축했다.
고노 외상은 수행 기자들의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러한 고노 외상의 부인 발언은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은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아울러 고노 외상은 4일 중에 리용호 외무상과 접촉하거나 회담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또한 북한 대표단 관계자가 싱가포르에서 3일 있은 북일 외상 간 접촉을 회담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힌데 대해 "우리도 양자간 회담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북한 관계자는 4일 아사히 신문 취재에 리용호 외무상이 3일 행한 양자간 회담의 상대국으로 일본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다만 접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고노 외상은 "우리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해 어디까지나 단시간 접촉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앞서 아사히 신문 등 일부 매체는 고노 외상은 3일 저녁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갈라 만찬 때 리용호 외무상과 잠시 접촉해 일본 정부의 기본적인 대북 입장을 설명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제의한 것으로 관측했다.
고노 외상은 리 외무상과 만난 후 기자단에게 "일본의 생각, 기본적인 입장을 얘기했으며 이와 관련된 대화를 서로 주고받았다"며"(내용과 관련해)더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체는 고노 외상이 일본인 납치문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일 국교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안을 전하고 김 위원장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소개했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북일 사이에 고위급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고노 외상과 리 외무상의 만남이 서서하는 대화 방식이었으며 착석해서 진행하는 정식 회담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북한 대표단 관계자는 아사히에 전날 7개국과 회담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일본, 한국과는 가볍게 접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부 매체는 일본 정부가 내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할 경우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동방포럼에 출석하면 개최국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베 총리와도 정상 대좌할 가능성이 크다고 대체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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