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계엄령 문건‧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 '투트랙'
외부 법리검토 말바꾸기 송영무 장관 수사대상 되나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경위와 세월호 민간 사찰 의혹을 파헤칠 특별수사단(전익수 단장)이 16일부터 공식 수사에 착수한다.
전현 기무사 요원 등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문건의 존재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송영무 장관도 수사대상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특수단은 지난주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법무20기)을 단장으로 해공군 출신 군검사 15명을 비롯해 군수사관(부사관) 등 31명으로 꾸려졌다.
국방부 영내에 있는 검찰단 별관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한 특수단은 활동 기간 동안 수사에 필요한 집기류 등을 옮겼다.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주말 동안 최종 준비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수사기획팀과 수사1팀, 수사 2팀으로 구성됐다.수사1팀은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직후 기무사가 사고 장소와 단원고에서 유가족들을 사찰한 의혹을 수사하게 된다.
기무사는 세월호 침몰 12일 후인 2014년 4월 28일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6개월 동안 활동하며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기무부대원 60명이 TF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전현 기무사요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2팀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기각여부에 따라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진압 방식으로 계엄령을 검토한 내용의 문건의 작성 경위와 실행의도를 수사력을 집중한다.
문건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소강원 현 기무사 참모장을 비롯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한민구 전 국방장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엄문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 해당 문건을 최초 보고받고도 4개월 가까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송 장관에 대한 조사여부도 주목된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계엄문건을 보고받고 '외부 기관으로부터 법리 검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
외부 기관으로 지목된 감사원이 '송 장관이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기무사 문건에 대해 일반론적으로 묻기는 했으나 문건을 제시하지 않았고, 법리 검토를 한 것도 아니다'라고 공식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문건에 대해 보고받고 외부기관에 위법성 여부에 대해 법리검토를 맡겼다고 설명했지만 외부 고위공무원이라고만 밝히고 정확한 확인을 거부했다.
법리검토를 한 외무 전문가가 최재형 감사원장으로 지목되자 감사원은 "3월 국방장관이 이러한 문건이 있다고하면서 의견을 물어와 일반론 수준의 답변을 한 적은 있으나, 해당 문건을 제시 받거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해 일반적인 대화로 보았고 법률 검토라고 인식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또 달라졌다.
감사원의 설명에 국방부는 "외부 법리 검토를 맡겼다는 (대변인) 발표는 착오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결국 송 장관은 문건에 대한 법리검토도 거치지 않고 4개월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실상 파문을 키운 장본인이 됐다.
따라서 문건이 실제 실행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내란예비음모죄나 군사반란예비음모죄 적용이 가능할 경우 송 장관 역시 특수단의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수단은 수사에 돌입하면 다음달 10일까지 활동한다. 시간이 촉박하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고강도 수사가 불가피하다. 다만 수사 상황에 따라 단장이 요청하면 30일씩 최대 3차례 연장이 가능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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