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8일 오후 7시 13분께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동쪽 해상에서 전복된 7.93t급 새우잡이 배에서 실종됐다.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에서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된 선원들이 "생사(生死)의 갈림길에서 고통을 참고 있을 때 구조대가 도착했다"고 전했다.
전복된 선박에서 가장 먼저 구조된 선원 이모(59)씨는 "배가 그물을 끌고 있을 때는 선장을 제외하고, 선원 모두가 좁은 선실에서 대기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고가 났을 때도 선원들은 선실에서 선잠을 청하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간적으로 뒤집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사고 직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워있던 바닥에 하늘을 향하고 있고,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와 배에 사고가 생긴 걸 알았다.
배가 뒤집히면서 끌고 있던 그물이 배를 감싸고 있을 것 같아 밖으로 탈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선원 모두가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선실에 바닷물은 들어오면서 허리까지 차올라올 때 멀리서 해경 사이렌이 들이긴 했지만, 출렁이는 물소리에 섞여서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뒤 "쿵 쿵 쿵 해경 구조대입니다. 혹시 안에 누구 있습니까"라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와 안도의 숨을 내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원 이씨는 "해경 구조대가 선체를 치는 소리가 마치 죽음에서 삶으로 바뀌는 소리라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해경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321함 근무하는 김병식 경사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배 밑바닥이 하늘을 보고 있는 어선이 발견한 순간, 제발 선실에 살아만 있어 주길 하는 심정이었다"면서 "전복된 선박에 올라 선체를 두드리는 신호를 보냈고 이에 화답이 왔을 때는 내 가족이 살아있는 기분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구조는 어려웠다. 구조대가 곧바로 선내에 진입하려 했지만,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물이 진입로를 모두 막고 있었다.
해경은 잠수 인원을 17명으로 늘리고 그물을 끊어나가며 진입로를 확보했다. 전복된 선박 위에서는 구조대가 계속 선원들을 부르며 안심시켰다.
"조금만 버텨주세요. 이제 곧 구해드리겠습니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선원들이 모두 모여 있어야 합니다. 바닷물과의 접촉도 최소화 해야 합니다" 등을 주문했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고 그물 끊기 작업은 한 시간을 이어진 오후 9시께 드디어 진입로를 확보했다. 하지만 선내로 진입하는 통로가 너무 좁아 구조대가 공기통을 매고 진입하기 어려웠다.
구조대 김효철 순경은 뒤로 매는 공기통을 앞으로 밀면서 진입했고 9시25분께 선원들과 만날 수 있었다.
해경이 최초 구조에 성공한 9시 32분부터 마지막 선원이 선내를 빠져나와 해경 구조 보트에 옮겨 탄 9시44분까지 죽음의 문턱에서 선원들을 살려낸 것이다.
박종묵 군산해양경찰서장은 "선장 권씨(56)가 실종된 상태로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해경은 단 1%의 생존 가능성에도 99%의 무게를 두고 수색에 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종된 선장 권씨에 대한 수색이 밤새 이어지고 있으며, 해경은 구조된 선원들과 사고 대상 선박(예인선)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3일 비응항에서 출항한 뒤 6일째 조업을 맞은 8일 오후 7시13분께 7.93t 새우잡이 어선 A호가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118t급 예인선의 예인줄에 걸려 전복됐다.
[email protected]
전복된 선박에서 가장 먼저 구조된 선원 이모(59)씨는 "배가 그물을 끌고 있을 때는 선장을 제외하고, 선원 모두가 좁은 선실에서 대기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고가 났을 때도 선원들은 선실에서 선잠을 청하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간적으로 뒤집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사고 직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워있던 바닥에 하늘을 향하고 있고,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와 배에 사고가 생긴 걸 알았다.
배가 뒤집히면서 끌고 있던 그물이 배를 감싸고 있을 것 같아 밖으로 탈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선원 모두가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선실에 바닷물은 들어오면서 허리까지 차올라올 때 멀리서 해경 사이렌이 들이긴 했지만, 출렁이는 물소리에 섞여서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뒤 "쿵 쿵 쿵 해경 구조대입니다. 혹시 안에 누구 있습니까"라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와 안도의 숨을 내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원 이씨는 "해경 구조대가 선체를 치는 소리가 마치 죽음에서 삶으로 바뀌는 소리라고 여겨졌다"고 말했다.
해경에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321함 근무하는 김병식 경사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배 밑바닥이 하늘을 보고 있는 어선이 발견한 순간, 제발 선실에 살아만 있어 주길 하는 심정이었다"면서 "전복된 선박에 올라 선체를 두드리는 신호를 보냈고 이에 화답이 왔을 때는 내 가족이 살아있는 기분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구조는 어려웠다. 구조대가 곧바로 선내에 진입하려 했지만,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물이 진입로를 모두 막고 있었다.
해경은 잠수 인원을 17명으로 늘리고 그물을 끊어나가며 진입로를 확보했다. 전복된 선박 위에서는 구조대가 계속 선원들을 부르며 안심시켰다.
"조금만 버텨주세요. 이제 곧 구해드리겠습니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선원들이 모두 모여 있어야 합니다. 바닷물과의 접촉도 최소화 해야 합니다" 등을 주문했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고 그물 끊기 작업은 한 시간을 이어진 오후 9시께 드디어 진입로를 확보했다. 하지만 선내로 진입하는 통로가 너무 좁아 구조대가 공기통을 매고 진입하기 어려웠다.
구조대 김효철 순경은 뒤로 매는 공기통을 앞으로 밀면서 진입했고 9시25분께 선원들과 만날 수 있었다.
해경이 최초 구조에 성공한 9시 32분부터 마지막 선원이 선내를 빠져나와 해경 구조 보트에 옮겨 탄 9시44분까지 죽음의 문턱에서 선원들을 살려낸 것이다.
박종묵 군산해양경찰서장은 "선장 권씨(56)가 실종된 상태로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해경은 단 1%의 생존 가능성에도 99%의 무게를 두고 수색에 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종된 선장 권씨에 대한 수색이 밤새 이어지고 있으며, 해경은 구조된 선원들과 사고 대상 선박(예인선)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3일 비응항에서 출항한 뒤 6일째 조업을 맞은 8일 오후 7시13분께 7.93t 새우잡이 어선 A호가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118t급 예인선의 예인줄에 걸려 전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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