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좌파 오브라도르 후보, 압도적 지지율 선두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멕시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통령 선거가 1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야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89년간 이어진 우파 정권을 끝내고 정치적 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선거의 유권자는 약 8800만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설치된 투표소 수만 1만8000개다. 대통령 선서 뿐 아니라 500명의 하원의원과 128명의 상원의원, 주 및 지방의회 의원에도 표를 던지게 된다.
예비 결과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11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89년 동안 멕시코를 이끈 우파 정권을 몰아낼 수 있을지다. 1929년 중도우파 여당 제도혁명당(PRI) 창당 이후 PRI는 2000년까지 권력을 잡았다. 2000년 PRI의 라이벌인 중도우파 국민행동당(PAN)에 권력을 넘겼다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집권 여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PRI도 PAN도 아닌 좌파 후보가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멕시코에 정치 혁명을 일으키겠다"며 출마한 중도 좌파 국가재건운동당(MORENA/모레나)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오라큘러스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48.1%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PAN과 중도 좌파 민주혁명당(PRD) 연대의 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는 26.1%, PRI의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는 20.8%, 무소속 제이미 로드리게스는 5%의 지지율을 보였다.
한 세기에 가까운 우파 정권의 통치와 부패, 폭력 등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반응으로 해석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이들을 "권력 마피아"라고 칭하며 공격적인 선거 운동을 펼쳤다.
미국 워싱턴 소재 윌슨센터의 던컨 우드 멕시코연구소 소장은 이번 선거를 "역사적인 것"이라고 칭했다. 그는 "새로운 당에서 공개적으로 좌파 경제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사람, 지난 선거에서는 존재조차 하지 않던 정당, 대통령 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나왔다"며 "우리는 멕시코 정치의 변화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