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나토의 종말' 준비 중…"국방 자율성 강화"

기사등록 2018/06/29 16:41:21

투스크 의장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EU 정상회의 합의문 "군비 지출·협력 더하기로"

【라말베(캐나다 퀘벡주)=AP/뉴시스】주요 7개국(G7) 정상과 관료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라발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이 사진은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하단)과 다른 정상들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2018.6.10
【라말베(캐나다 퀘벡주)=AP/뉴시스】주요 7개국(G7) 정상과 관료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라발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이 사진은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하단)과 다른 정상들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2018.6.10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계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종말을 준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열린 EU 정상회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EU 28개국 지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종국에는 나토가 해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비롯한 국제 질서에 적대적인 미국만의 접근법을 만들었다"며 "서방의 단합을 유지하려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도 유럽과 미국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예정했던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따른 무역전쟁 위험 뿐 아니라 서방 동맹이 붕괴할 가능성까지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분열은 무역 그 이상에 해당한다"며 "최선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U 지도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1일~12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혼란으로 몰아 넣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유럽 무역적자와 EU의 안보비용에 대한 불만으로 나토의 존폐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우려다.

 EU의 외교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건이 단순한 사건에 불과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는 걱정스러운 패턴으로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모두를 원수로 돌리고 규칙을 무시한 채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EU 지도자들은 나토와 미국에 대한 국방 의존을 줄이기 위해 군비 지출 및 협력을 더하는 데 동의했다. 이날 10여시간의 마라톤 밤샘 회의 끝에 타결된 합의문에 따르면 이들은 "유럽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더 큰 책임을 지고 그 역할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략적 자율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재차 공격하고 나섰다. 같은 날 미국 노스다코타주(州)에서 진행된 유세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EU 국가를 좋아하지만 EU는 미국을 돼지저금통을 공격하고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이제는 그렇게 하게 둘 수 없다. 미국을 이용하는 것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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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6/29 16:41: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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