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ECB 통화긴축에도 유로화 강세 오래 못갈 것"

기사등록 2018/06/08 18:07:17

CNBC "伊정정불안-獨경제지표 부진 등 영향"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얀 스메츠 벨기에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가 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올 여름부터 축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3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ECB 본부의 모습. 2018. 5. 8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얀 스메츠 벨기에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가 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올 여름부터 축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3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ECB 본부의 모습. 2018. 5. 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고위 관계자들이 양적 완화 정책 중단을 시사하는 입장을 밝힌 이후 유로화 가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로화 강세가 다음 주까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CNBC뉴스는 8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빠르면 오는 14일 열리는 ECB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 완화 프로그램의 종료를 알리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지만, 독일 경제지표의 부진과 이탈리아 정정 불안 등으로 유로화 강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토드 엘머 외환 전략가는 이날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ECB) 정책에 급박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ECB) 정책 위원들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는 출구 로드맵 신호를 주기 시작할 것인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엘머는 이번 유로화 랠리는 ECB 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단순한 단기 포지션 조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CB가 언제 쯤 양적 완화 종료를 밝히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인지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간 다소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플루리미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Plurimi Investment Managers)의 패트릭 암스트롱은 CNBC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는 14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양적 완화를 종료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로화 가치는)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적 리스크와 대내외 금리차 등이 유로화 랠리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나톨리 안네코프(Anatoli Annenkov)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ECB가 이번 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자신감 있지만 신중한 톤을 유지할 것이다. 양적 완화 방법에 대한 발표는 빨라야 오는 7월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바이에른LB(BayernLB)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슈테판 키파르 역시 ECB의 양적 완화 축소와 관련된 방침은 이번 달이 아닌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는 유로화에 다소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 가치는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6일 페터 프라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ECB가 14일부터 라트비아에서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월 300억 유로(약 37조 7000억 원)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프라트는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목표치로 수렴해 가고 있다는 시그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기저에 깔린 견고함과 이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볼 때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신뢰를 낳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18.04.26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18.04.26
  옌스 바이트만 독일연방은행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점진적으로 우리의 목표치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융 시장 참가자들은 2018년이 끝나기 전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올해 말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조처가 “타당한(plausible)”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화 긴축 정책을 시사하는 이 같은 ECB 관계자들의 발언은 유로화 가치의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화는 7일 1.183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15일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탈리아 등의 정정불안에다가 유럽경제를 견인하는 기관차 격인 독일의 경제지표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화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의 제조업 수주는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7일 독일의 4월 제조업 수주가 전월대비(계절조정치)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독일의 4월 제조업 수주는 전년 대비로는 0.1% 줄었다. 지난 3월 독일 제조업 수주는 0.9% 감소에서 1.1%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4월 독일 제조업의 국내 수주와 해외 수주는 전월 대비 각각 4.8%와 0.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으로부터의 제조업 수주는 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중간재 제조업의 수주는 전월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재 수주와 소비재 수주는 전월 대비 각각 5.6%, 2.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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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6/08 18:07: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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