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책 의외의 효과?…한중일 모처럼 화해 무드

기사등록 2018/05/09 16:57:12

FT "동북아, 트럼프의 무역·안보 강경책 대응해 협력 모색"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외교 덕분에 한국, 일본, 중국 정상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면서 동북아시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1년 이래 처음으로 한국 대통령과 중국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무역, 안보를 둘러싼 트럼프의 강경책이 이들 사이에 해빙 무드를 조성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9일 도쿄에서 회동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에 한국에서 개최된 이래 2년 반 만이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기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이래 6년반 만이다. 중국 정상의 방일도 2011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이래 7년 만이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 선 연구원은 "무역을 놓고 3국 모두 트럼프의 정책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진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런민(人民)대학의 황다후이(黃大慧) 교수는 "중국과 일본 모두 국제 자유 무역의 수혜자"라며 "미국 정부는 현재 세계 2~3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밀착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동맹인 일본도 예외로 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함으로써 미국에 대항할 힘을 키워 위험을 분산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받긴 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가하는 공세의 표적이 돼 왔다.
 
 중국과 일본 관계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2012년 이래 차갑게 얼어 붙어 있었다. 중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해 동북아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일 사이를 벌려 놓으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기대치 않게 동북아 협력 분위기가 형성되긴 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협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보, 역사, 영유권 현안들을 놓고 한중일 각국의 이익과 우선순위가 여전히 첨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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