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산악빙하, 400년 새 가장 빨리 녹아 없어져

【로스앤젤레스=신화/뉴시스】유세진 기자 = 북극의 거대한 빙하들이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지난 400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연구 결과 나타났다.

 미국 지구물리학협회에서 발간하는 과학지 '지구물리학연구저널 : 대기'(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 최신호에 10일(현지시간)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 미 알래스카주 데날리국립공원에 있는 헌터산에서 여름철 녹아내리는 눈의 양은 산업화시대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150년 전에 비해 60배에 달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 뉴햄프셔주 하노버에 있는 다트머스 대학의 빙하학자 도미니크 윈스키는 헌터산에서 지난 400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북미 최고봉 매킨리봉이 있는 데날리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알래스카 산맥의 기온은 지난 1세기 동안 급속히 높아졌다. 알래스카 산맥 지역의 기후 변화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윈스키 등 12명으로 이뤄진 다트머스 대학, 메인 대학, 뉴햄프셔 대학 합동연구팀은 2013년 6월 헌터산에서 아이스 코어(빙하에 파이프로 구멍을 뚫어 파낸 얼음조각)를 채취했다.

 그 결과 요즘 헌터산 정상의 여름 기온은 18세기와 19세기, 20세기 초의 여름 기온보다 1.2∼2도 높아졌음이 드러났다. 같은 기간 알래스카의 해수 온도가 높아진 것보다 헌터산 정상의 기온 상승이 약 2배에 달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태평양 적도 부근의 기온 상승이 적도 지대로부터 극지방으로의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헌터산 빙하를 사상 유례없이 빨리 녹아내리게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산악 지역 빙하가 바다의 빙하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아 없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악 지대의 빙하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 깨끗한 물의 공급원이 되고 있는 점, 또 산악 빙하가 녹아내림으로써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산악 빙하의 용융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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