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무역 적자 폭, 2008년 10월 이후 최대
1~2월 대중국 무역적자, 전년 동기 대비 110억 달러 증가
'이중적자' 악화로 미 재정적자 확대...달러화 하락세 강화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은 물론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무역적자가 6개월 연속으로 상승한데다가, 월 적자 폭이 2008년 10월 이후 9년래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으로 인해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이중 적자(double deficit)'로 인해 연방정부의 재정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월 576억달러(약 61조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1월 무역적자는 567억 달러였다. 이는 2008년 10월 602억 달러 적자 이후 최대 월 적자폭이다.
다만 중국과의 상품 무역 적자는 2월에 293억 달러를 기록, 1월의 360억 달러에 비해 67억 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1~2월 누적적자는 650억 달러로, 전년 동기 540억 달러에 비해 110억 달러 증가했다.
올해 1~2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 누적 적자는 1143억 달러(약 12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2개월간 상품 수입은 4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했고, 상품 수출은 2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 22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과 수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 가정과 기업의 수입이 늘었고, 해외에서도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는 규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세제개편으로 인해 미국 연방정부의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이중 적자'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래치킨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중 적자가 커지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는) 어디서 이 모든 예산을 가져올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해외 자본 유입이 부족 분을 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665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트럼프 정부의 국방예산 확대와 인프라 스트럭처 건설 및 국경장벽 건설 등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80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에서 2020년 4.5%를 넘어설 전망이다.
WSJ은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악화되면 달러 약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가치는 2017년 초 이후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화폐에 대해 약 8% 떨어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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