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즈, 스포티파이와 경쟁…잠재력 커"
한국시장, 점유율 게임…기술개발·인력양성에 힘써야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사회가 개인화되고 있다. 혼밥, 혼술부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했던 방송마저 1인 방송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음악을 즐기는 방법도 예외는 아니다. 여럿이 모여 즐기던 노래방은 줄고 소수 또는 혼자 노래를 부르는 코인 노래방이 늘어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노래방 앱의 시대가 왔다.
14일 서울 신사동 미디어스코프 사무실에서 만난 금기훈(48) 대표는 "노래방 시장은 지난 20~30년 동안 진화가 없었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이제 노래 부르는 시장도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고 공유하고 놀이를 하는 3세대 디지털 음악 시장을 미디어 스코프를 통해 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스코프는 노래방 앱인 ‘딩가스타’와 음악방송 앱 ‘딩가라디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2013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자체 기술과 서비스 인프라 구축에만 3~4년을 쏟아부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연 매출은 저조하지만 차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 대표에 따르면 딩가스타의 경우 최근 가입자와 활동성을 기준으로 매월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래서 고품질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고, 보컬 쪽 사운드를 기술적으로 핸들링해서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린 게 딩가스타”라고 덧붙였다.
현재 딩가스타의 수익 구조는 프리미엄 고객을 기반으로 한다. 정액제로 월 4000원을 받는 VIP존을 통해 고음질의 최신 인기곡을 제공한다. 전체 가입자 중 프리미엄 고객은 현재 1.5% 정도다. 일반 고객들은 무료로 딩가스타를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딩가스타는 기획사 또는 방송국 오디션의 베이스 플랫폼으로도 활용되며 수익을 내고 있다. 금 대표는 “현재 키위미디어그룹과 동남아 오디션을 진행 중”이라면서 “우리 앱을 활용해서 오디션 지원자들이 노래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미엄 기능도 추가하고, 향후에 작곡가들하고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방향으로 확대시키면서 수익모델도 보강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내 비지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이디어가 7개 정도 나왔다”면서 “그 중에서 사업성이 없는 것 빼고, 시장이 너무 작은 것 빼고, 이미 경쟁이 치열한 그런 요소들을 모두 빼고 나니 디지털 음악 사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라디오 조립하던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만들 줄 누가 알았겠나”라면서 “훌륭한 기업은 시장 변화에 따라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지, 어떤 특정 아이템에만 천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영자라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업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 대표도 사업가로서 다양한 굴곡을 거쳤다. 그는 특히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가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데스밸리는 초기 창업 벤처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화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자금 부족으로 인해 상용화에 실패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금 대표는 “어떤 벤처든 데쓰밸리를 거칠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서는 반드시 한두 가지 문제만 생기는 게 아니고 자금 고갈, 창업자들과의 불화, 사업 경쟁력 저하 같은 여러가지가 중첩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수많은 (음악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이 도전하지만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라면서 “앞으로도 그런 저작권 쪽에서 완고함은 계속될 것이고 결국 스타트업 시장진입 환경은 극적으로 개선될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 대표는 “시장 트렌드는 3세대로 가고 있고 2~3년 내에 현상들이 구조적으로 많이 바뀔 것”이라면서 “그때를 기회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 시장의 디지털 시장화 비율은 이제 갓 50%를 넘겼다. 잠재력이 여전히 큰 시장이라는 것이다.
미디어스코프의 목표는 향후 5년 내에 음악 서비스 시장 글로벌 탑5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금 대표는 아이튠즈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세계적인 음악 서비스를 언급하면서 “멜론, 벅스뮤직 같은 국내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했는데도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기업들에 대해 “한국 시장 내에서 점유율 게임만 하고 있다”면서 “점유율 게임은 마케팅게임인데, 그러다보니 기술개발도 소홀히 하고 새로운 인력 양성하는데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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