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AP/뉴시스】 이탈리아 총선에서 단일 정당으로는 최고인 32%를 득표한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가 5일 낮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31세의 젊은 마이오 대표는 이날 자당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해 기득권 타파의 민주주의 운동에 한정시켰던 이전 지도자들과 획을 그었다. 2016. 3. 5.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독일의 대연정 성사로 다시 추진력을 얻는 듯 했던 유럽연합(EU) 개혁이 이탈리아 총선 결과로 또 한 번 좌초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반(反)EU·포퓰리즘 정당인 극우 동맹당과 오성운동이 득세하면서 EU 개혁도 혼란을 맞게 됐다. 전날 독일에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극적으로 정부가 구성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EU 개혁과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의 결속 강화는 지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본격화됐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향후 EU 개혁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그룹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잭 앨런은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더 진전된 유럽 통합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단적인 예로 이제 이탈리아는 브렉시트 이후 이탈리아의 EU 예산 증액에도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정책센터(EPC)의 연구책임자 재니스 에마누이리디스는 "이탈리아의 정치 혼란으로 어떤 위험도 감수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EU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또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과 이민자에 지쳐버린 유권자를 이유로 EU 개혁을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총선의 최대 의제였던 아프리카 이민자 문제를 두고 EU와 계속해서 갈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보는 이른바 관문 국가에서는 이민자 유입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며 반이민 정서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포퓰리스트 정부가 EU 규정을 무시하고 무분별한 지출 증대를 실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리스크 컨설팅 그룹 유라시아그룹의 페데리코 산티는 "이는 EU와 이탈리아 간 더 큰 마찰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이미 EU가 요구하는 재정 목표를 준수하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EU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오성운동 등이 주장했던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개별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는 선거에 앞서 "EU 탈퇴 문제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투자를 하고 이탈리아 경제를 다시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산티는 "EU 탈퇴와 유로존 탈퇴는 없을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포퓰리스트들이 안정된 정부를 세우는 것에 오는 봄까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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