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랑 노란 리본에도 비난…평창올림픽 일부 악플 '눈살'

기사등록 2018/02/19 15:52:27

【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7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승 경기. 임효준이 넘어지며 서이라와 충돌을 빚고 있다. 2018.02.17. (Canon EOS-1D X Mark Ⅱ EF100-400 f4.5-5.6 IS Ⅱ USM ISO 5000, 셔터 1/1250, 조리개 5.6)?scchoo@newsis.com
【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7일 오후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승 경기. 임효준이 넘어지며 서이라와 충돌을 빚고 있다. 2018.02.17. (Canon EOS-1D X Mark Ⅱ EF100-400 f4.5-5.6 IS Ⅱ USM ISO 5000, 셔터 1/1250, 조리개 5.6)[email protected]

특정 해외 선수에 댓글 테러…우리 선수가 당하기도
일부는 "나라 망신시키지 말고 응원이나" 선플로 맞서
"메달 수로 국가간 서열화, 작은 행동에도 민감한 반응"
"소통이라기보다 일종의 배설…반응 안하는 것도 방법"
 
 【서울=뉴시스】 유자비 김지은 안채원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의 도를 넘은 비난 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악플을 달지 말자"며 선플(긍정적인 댓글)로 맞서는 자정 움직임도 보인다.

 19일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23)의 헬멧에 부착된 노란 리본을 비난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김아랑을 신고했다는 글도 게시판에 올렸다. 작성자는 "한국에서 이것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단순히 추모의 의미를 넘어 전임 대통령인 '박'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분명 정치적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며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했다고 게시글에 남겼다.

 자국 선수를 옹호하며 상대국 선수를 비난하는 댓글 테러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20)은 2위로 결승전을 통과했지만 실격됐다. 킴 부탱(캐나다)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손으로 상대 무릎을 건드렸다는 이유다. 킴 부탱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킴 부탱을 향해 성토가 시작했다. "죽어라" "밀쳐놓고 좋나. 나라 망신인 것 모르나봐" 등 거친 댓글과 영어로 쓴 욕설이 SNS에 난무했고 부탱은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캐나다 당국도 법적 조치에 나섰다.

 【서울=뉴시스】 지난 13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킴 부탱(캐나다)의 SNS에 한국 누리꾼들이 영어 욕설과 거친 댓글을 쏟아냈다.(사진 SNS 갈무리)
【서울=뉴시스】 지난 13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킴 부탱(캐나다)의 SNS에 한국 누리꾼들이 영어 욕설과 거친 댓글을 쏟아냈다.(사진 SNS 갈무리)

 반대로 서이라(26)는 지난 13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6조 예선을 통과하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예선 1위로 들어온 한톈위(중국)가 서이라를 밀친 것으로 판정돼 실격당했다. 서이라는 그 결과 예산 2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에 서이라의 SNS에는 중국어로 "한국이 얼마나 비열한 나라인지 잘 봤다" "중국은 너네 아버지 나라다" 등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댓글이 쏟아졌다.

 서이라는 한국 누리꾼들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서이라가 17일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류 사오린 산도르(헝가리), 임효준(22)과 엉켜 넘어진 뒤 동메달을 따자 '팀킬'이라는 질타가 쏟아진 것이다. 이들은 "웃음이 나오냐" "자국 선수 앞길은 막지 말아야지" "국민들은 금메달을 기대했는데 아쉽게 동메달을 따게 돼서 죄송하다, 이런 말을 예의상 해야하는 거 아닌가" 등을 적었다.

 샤오린의 SNS에서는 일부 악플들에 한국인 누리꾼들이 '수고했다' '악플달지 말자' 등의 선플(긍정적인 댓글)로 맞서 눈길을 끌었다. 한 누리꾼은 "제발 국제 망신시키지 말고 여기 악플 달 바엔 한국선수들 위로 한번 더 하고 응원해줘라"고 남겼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올림픽은 메달 수로 국가간 서열화가 이뤄지다 보니 선수들의 작은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국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상대 선수를 비난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왔다"며 "비난받는 선수들은 위협을 느끼고 해당 국가의 이미지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창호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감정 노출 창구가 달라진 것"이라며 "이전에는 경기장에서 야유를 했다면 요즘은 인터넷에서 익명성을 무기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통이라기보다 일종의 배설로 끝나기 때문에 선수들도 전반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악플도 점차 바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선플 운동이 나타난 것도 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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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노란 리본에도 비난…평창올림픽 일부 악플 '눈살'

기사등록 2018/02/19 15:52: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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