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기법을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데 대해 중국 언론들이 '서유기'에 나온 손오공 신화의 현실판이라면서 흥분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순창(孫强) 주임 연구진이 성공적으로 복제한 원숭이 중중(中中)과 화화(華華). (사진출처: 중국과학원 홈페이지) 2018.01.25
"일란성쌍둥이 개념이 아니라 엄마를 온전히 복제한 것"
원숭이와 사람, 유전적 가장 비슷…"인간복제 길 열렸다"
"中 정부 바이오 분야 대폭 지원, 세계적 선도 기술 보유"
윤리 문제 논란…"신약 개발 등 순기능 주목, 규제 줄여야"
【서울=뉴시스】 사건팀 = 중국이 세계 최초로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의 복제에 성공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일",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높게 평가했다.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가 복제기술로 택한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은 22년 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를 만들때 썼던 기법과 동일하지만 이 기법으로 원숭이를 복제한 사례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체세포 복제는 유전적인 변형을 통해 질환 모델 동물(사람의 질환을 가진 동물)을 원숭이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인간의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규 충남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복제는 지금까진 흰 생쥐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쥐와 사람은 생리적·유전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며 "사람과 생리적·유전적으로 가장 비슷한 원숭이 복제는 사람의 질병을 예측하거나 신약 개발에 큰 의미를 갖기에 아마 사람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고 감탄했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는 "복제양 돌리로 인해 무성생식시대가 열렸고, 그 이후로 소나 고양이도 같은 기술로 복제했다"며 "종을 바꿔 복제를 해오다가 이제 영장류까지 복제한 것인데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교수는 "사실 영장류 복제를 시도한 경우는 몇 번 있었는데 원숭이가 대표적"이라며 "2000년 배아분리기술로 첫 영장류 복제 원숭이 테트라(Tetra)가 탄생했지만 배아분리기술은 이번 체세포핵이식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체외수정하면 난자가 두 개로 쪼개지는데, 그걸 각각 배양해서 복제를 한 것이어서 일란성 쌍둥이가 탄생한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어 "엄밀히 보면 배아분리기술로 인한 복제는 진정한 의미의 복제는 아니다"라며 "일란성 쌍둥이만 봐도 그렇다. 엄마 아빠 유전자 반반씩 갖고 있는 똑같은 애 두 명이 있는 것이니 엄마나 아빠, 둘 중 한 명과 '똑같은' 개체가 탄생한 게 아니다. 그런데 체세포핵이식 기술은 복제한 그 개체를 온전히 그대로 복원해낸 것이다. 이를테면 엄마를 온전히 복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률 차의과대학 교수는 "같은 기술(SCNT)로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후 쥐, 소 등 동물 20종 정도가 성공했지만 영장류, 그중에서도 원숭이와 사람은 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힘들었다"며 "역분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기 때문에 원숭이 복제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체세포 복제를 하게 되면 원래 체세포에 있던 핵이 수정란에 있는 핵 상태로 돌아가는데 이를 역분화라고 정의한다.
'인간 복제'의 길도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교수는 "사실 소나 돼지에 대한 복제기술이 있으면 영장류는 더욱 (복제가) 쉽다"며 "예를 들어 난자의 핵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인간의 난자 핵은 염색을 거치지 않아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소나 돼지는 지방이 많아 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난자 전체를 염색해서 핵을 추출한다. 염색한 난자는 당연히 덜 건강하다. 덜 건강한 난자핵을 갖고도 복제에 성공했으니 염색을 거치지 않은 더욱 건강한 난자를 가진 인간 복제는 더 쉬울 수밖에 없다"고 낙관했다.
인간 복제를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윤리적 문제가 걸림돌이지만 신약 개발과 같은 순기능도 큰 만큼 관련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김 교수는"영장류 복제시 사람을 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현재로써는 사람을 복제할 이유가 없다"며 "연구자들도 윤리적 의식을 갖고 있다. 최대한 적은 숫자의 동물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순기능이 있는 만큼 너무 규제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도록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 바이오 분야는 성과가 늦다고 투자를 적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분야에서 '국민 먹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영장류 복제가 안 된 이유로 "무엇보다 동물윤리 등 제약이 많다. 실험 허가부터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 교수는 "원숭이라는 영장류를 연구 자료로서 허가 받는 게 쉽지 않다"며 "실험을 계속해야 노하우도 생기고 기술도 발전하는데 아예 실험 자체에 대한 제약조건이 있으니 쉽지 않다. 중국은 그런 면에서 동물생명윤리 등에 대해 좀 더 관대하지 않나 싶다"고 비교했다.
김 교수도 "중국에서 복제했다는 게 더 큰 의미"라며 "중국 당국이 바이오 분야에 지원을 많이 해줘서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술력을 가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굉장히 잘하고는 있지만 중국에선 국가 지원도 있고 규제도 많이 없애주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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