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기 전문가 헤커 "北 핵능력 과소평가 안돼"

기사등록 2018/01/15 13:17:42

<출처: 미국 스탠포드대학 홈페이지 사진 캡쳐>
<출처: 미국 스탠포드대학 홈페이지 사진 캡쳐>
  헤커, 미 CBS뉴스와 전문가 좌담
  2004년 북 영변 핵 원자로 사찰
  北 플루토늄 직접 눈으로 확인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지난 2004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사찰했던 미국 핵무기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능력을 자랑할 때는 프로파겐다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헤커는 11년간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했다. 이 연구소는 1943년 설립된 미 에너지부 소속의 국립연구기관이며, 인류 최초의 핵폭탄을 제조하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뉴멕시코주 로스 앨러모스에 있다.

 헤커는 이날 미 CBS뉴스 전문가 좌담에서 2004년 영변 핵시설 사찰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초청받았을 때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주는지와 그들이 보여주고 설명하는 것들의 개방성에 굉장히 놀랐다"며 "(당시)그들이 나를 북한으로 가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미 정부 또한 나를 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시 헤커를 소규모 핵원자로가 있는 영변으로 데리고 갔다.

 헤커는 "나는 원자로가 원시적이지만 기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사실, 당신이 알다시피 1965년에 내가 처음 로스 앨러모스에 도착했을 때, 현대적인 전자기기 또는 그 같은 장비들은 없었다"며 "영변 핵시설은 전기를 생산하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원자로이지만, 플루토늄을 만들기에는 아주 좋았다"고 강조했다.

 헤커에 따르면 북한은 당시 원자로를 보여준 뒤 헤커를 플루토늄 재처리 장소라고 주장하는 건물로 데려갔다.

 그는 "그들은 단지 시설을 보여주면서 기본적인 것을 설명했다. '봐라, 당신은 우리를 믿어야 한다. 우리는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말했다"면서 "(그것을 믿느냐고 물으면)내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믿고 있다고 그들이 생각하도록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헤커는 플루토늄을 직접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참으로 크고 두꺼운 빨간 금속상자를 갖고 왔었다"며 "그들은 그 박스를 열고 흰 나무상자를 꺼냈고, 그 상자를 열어 유리병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여기, 이것은 유리병이다. 그것은 우리의 제품이고, 우리의 플루토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플루토늄을 보면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플루토늄은 산화되지 않으면 그 자체는 일종의 은백색의 색깔을 갖고, 산화되면 조금 녹빛을 띈다. 일종의 회색 또는 흑색으로 변하는 것인데, 그 유리병은 회색과 흑색을 띄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금속이 들어 있는 그 병을 잡아보고 싶다고 말했고, 그들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허락했었다"며 "모든 플루토늄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무거워야 하는데 그 병이 그랬다. 그리고 플루토늄은 방사성 물질이라서 유리병은 반드시 따뜻해야 하는데, 그 병은 따뜻했다"고 떠올렸다.

 헤커의 영변 핵시설 사찰이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관련, 그는 "북한이 실제로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그 전에는)정확하게 알지 못했지만, (영변에 다녀온 후)북한이 4~6개의 핵폭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큰 변화였다"고 강조했다.

 미 정보기관은 영변 핵시설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생삲했는지를 위성사진에 의존해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성사진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가스 원심 분리기를 사용해 북한이 두 번째 유형의 핵무기를 만들었는지 여부를 알 수는 없다.

 실제로 북한의 원심 분리기 공장은 숨어 있고, 이는 2010년 해커가 북한에 다시 초청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다.

 헤커는 "북한에 들어갈 때 나는 수석 기술자였지만, 그들(북한 당국자들)은 건물 밖에서 멈췄고, '헤커 박사, 우리는 이 시설을 당신에게 보여주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윗분이 보여주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고, 홀을 내려다봤다. (그 순간)나는 깜짝 놀랄 뿐이었다. 내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는 2000개의 아름답고 현대적으로 보이는 원심 분리기가 줄지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이렇게 현대적인 원심 분리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며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 건물에 푸른 지붕을 깔았다는 것이었다. 위성사진에서 보면 푸른 지붕은 꽤 눈에 띄지만 누구도 (그 안에 그런 원심 분리기가 있을 줄은)몰랐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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