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부글부글'

기사등록 2017/12/07 23:35:01

【AP/뉴시스】 레바논의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대원들이 올 2월 전사 동료의 장례식에서 퍼레이드하고 있다. 2017. 12. 07.
【AP/뉴시스】 레바논의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대원들이 올 2월 전사 동료의 장례식에서 퍼레이드하고 있다. 2017. 12. 07.
【예루살렘=AP/뉴시스】이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과 관련해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잇따라 저항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7일(현지시간)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인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미국은 나뉘어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면서 모든 협상의 길을 차단했으며,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에 반하는 기만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이다"라고 밝혔다.

하산 파들랄라흐 헤즈볼라 대변인은 "미국의 발표는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무장한 '저항'임을 재확인 시켰다. 이 결정은 지역, 국제적 안정에 대한 재앙이 될 것이다"라며 아랍인들과 이슬람교도들에게 이에 빨리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 조직인 알샤바브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에 무슬림이 무기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샤바브는 지난 10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트럭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셰이크 모하무드 알샤바브 대변인은 소말리아에 기반을 둔 단체 뉴스통신을 통해 "미국의 예루살렘 결정은 이슬람교와 무슬림에 대한 공격의 증거다"라며 "모든 무슬림들은 무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리반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전 세계, 특히 중동 지역의 갈등을 촉발 시킬 것이다"라며 "미국은 식민주의자의 얼굴을 드러냈고, 이슬람교에 대한 적대감을 표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탈리반은 "무슬림들과 세계 곳곳의 이슬람 국가들은 억압된 팔레스타인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봉기를 8일부터 시작한다"라며 "미국의 결정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공격이자 우리의 성지에 대한 전쟁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포했다. 또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준비를 명령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탓에 이 곳을 둘러싼 역사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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