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후 침체됐던 서울 주거시설 경매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일 뿐 내년에는 다시 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대비 3.3%포인트 상승한 97.6%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6월 100.5%를 기록한 이후 9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지난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하락했다. 지난 8월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6.0%포인트 하락한 90.3%다. 이같은 하락세는 지난 2008년 여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2003년 11월 노무현 정부 10·29대책 이후 처음이다.
이후 낙찰가율은 한달 만에 반등해 2개월 연속 상승, 이내 이전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2~3년 경매시장에는 부동산 활황세에 힘입어 투자수요가 몰렸다.
그 중에서도 서울 주거시설 인기는 더욱 높았다. 입찰경쟁이 치열해지자 낙찰가율도 매달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6년 하반기에는 서울 자치구 과반이 90%를 넘겼을 정도다.
낙찰가율 100%를 넘긴 매물도 속출했다.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경매 낙찰을 받겠다는 입찰자가 있을 정도로, 서울 주거시설의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5년 동안 낙찰가가 7억여원 오르거나 두 배 가까이 뛴 매물도 발견됐다.
지지옥션이 지난 2012년과 올해 서울에서 낙찰된 308개 매물을 동일 단지별로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낙찰가격은 4억4640만원에서 5억4505만원으로 약 22.09% 상승했다.
하지만 올들어 서울 집값이 이전 고점을 넘어서고 부동산 규제가 연이어 나오자, 경매시장도 주택시장과 함께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8·2대책 이후 낙찰가율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실제로 대책 발표 이후 경매시장은 이전보다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향후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데다 대출로 자금마련 하기 어려워지자 투자수요가 빠진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경매수요가 점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는 것과 함께 경매 투자수요도 빠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수는 5.4명으로 전년 동월(6.3명)대비 감소했다.
또한 이미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내년 부동산경기 침체 전망과 맞물려 경매시장도 하락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주춤했던 낙찰가율이 회복세를 보인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 전망하며 "올 하반기를 고점으로 내년 서울 낙찰가율은 입찰경쟁이 줄어들면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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