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지난해 발생한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의 몇몇 주들이 선거 데이터베이스와 투표 기계 등을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투표 제도 업그레이드의 첫 번째 목적은 선거 데이터베이스와 투표기계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내년 미 의회 중간선거와 2020년 미국 대선을 안전하게 치르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목적은 가짜 뉴스와 사회관계망(SNS) 등을 이용해 투표율을 낮추고 선거 결과를 왜곡시키려는 시도를 적발해 내기 위한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선관위에 주 방위군 사이버 전문가를 포함시켰다. 콜로라도와 로드아일랜드 주는 통계 과정을 업드레이드 하는 작업을 도입할 예정이다. 델라웨어 주는 21년 된 고물 전자 선거 시스템을 교체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달 연방 및 주 정부 관계자들과 민간 선거 전문가들은 새로운 선거 장비 제조업체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대폭 바꾸는 작업을 끝마쳤다. 10 여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 장비 시스템에 대한 정밀 진단을 한 것이었다.
새로운 선거 장비 제조 가이드라인은 당초 20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이었으나 5쪽으로 압축했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로운 투표기는 기존 기계와는 달리 추후 검증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도록 돼 있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3개주들이 이를 공인했다. 새로 마련된 표준에 따라 선거 장비를 제작할 경우 미국 전역의 다른 주에서도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NYT는 러시아의 해킹과 무관하게 낡은 미국 선거의 투·개표 장비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돼 왔던 점도 선거제도 업그레이드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 동안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선거 장비들과 보안 시스템이 너무 노후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그러나 예산의 어려움 때문에 이를 업데이트하는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왔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맞붙은 대선에서 플로리다 주 투·개표 논란으로 투표일 이후 1개월가량 당선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
플로리다주 는 당시 펀치 카드 방식의 투표용지를 사용했고, 이때 투표용지에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아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대법원이 부시 대통령의 당선으로 판결을 내렸지만 펀치 카드 상으로 드러난 투표자의 의도를 고려하면 고어가 이긴 선거였다는 게 미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때 발생한 러시아의 해킹은 선거 시스템의 개선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사실을 새삼 드러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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