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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노벨문학상 가즈오 이시구로···日세번째 수상 영예

기사등록 2017/10/05 21:22:31

【서울=뉴시스】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2017.10.05. (사진 = 민음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2017.10.05. (사진 = 민음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는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현대 영미권 작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영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2007년 도리스 레싱(1919~2013) 이후 10년만이다.

이시구로는 일본계로는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1994년 오에 겐자부로(82)에 이어 세 번째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이시구로는 5세가 되던 해인 1960년 아버지가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영국으로 이주했다.이후 켄트 대학과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글래스고와 런던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기도 했다.

1981년 세 편의 단편 소설이 '7인의 소개: 신인 작가 작품'에 실렸고, 1982년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을 발표하며 전업 작가의 생활을 시작했다.

이 소설은 전쟁과 원폭 후 일본의 황량한 풍경을 투명하고 절제된 감성으로 그려 낸, 기념비적인 데뷔작으로 통한다.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다.

1986년 작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An Artist of Floating World)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세 번째 소설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s)로 1989년 마침내 부커 상을 받았다. 영국 귀족의 장원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한 남자 스티븐스의 인생과, 그의 시선을 통해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묘사했다. 1993년 안소니 홉킨스와 에마 톰슨 주연,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2017.10.05.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2017.10.05. (사진 = AP 제공) [email protected]
이밖에 1995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The Unconsoled), 2000년 '우리가 고아였을 때'(When we were orphans)(부커 상 후보)를 펴냈다.

2005년 출간된 '절대 날 떠나지 마'(Never Let Me Go)는 이시구로의 최고 문제작으로 통한다. 1990년대 후반 영국,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된 기숙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가 주인공이다. 그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돼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2010년 마크 로마넥이 감독하고 캐리 멀리건·앤드류 가필드·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동명 영화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시구로는 이처럼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 낸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는 기억과 회상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데,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행동한다.

최신작 '녹턴(Nocturnes)'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려 노력하며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본질을 음악과 함께 그려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이시구로를 선정하면서 "그의 소설에는 위대한 정서적인 힘이 있다.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우리의 환상, 그 아래의 심연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가즈오 이시구로 파묻힌 거인
【서울=뉴시스】가즈오 이시구로 파묻힌 거인
이시구로는 이미 세계적인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 대본을 쓰기도 했다. 채널 4에서 1984년 방송된 '아서 J 맨슨의 프로필'과 1986년 방송된 '미식가', 2003년 개봉한 가이 매딘 감독의 뮤지컬 영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의 대본을 썼다.

이시구로는 또 작사 능력도 갖추고 있다. 재즈 가수 스테이시 켄트(49)가 2007년 발표한 앨범 '출근 전차에서 아침을'(Breakfast On The Morning Tram)에 작사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시구로 소설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꼽기도 하는데, 노래 역시 그러한 속성이 강해 그는 이 부분을 작품 속에 녹여내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창백한 언덕 풍경' '남아 있는 나날' '절대 날 떠나지마' 등 대표작은 물론 '우리가 고아였을 때'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 등 상당수 책이 번역 출간됐다. 최신작으로는 지난해 국내에도 출간된 '파묻힌 거인'이 있다. 약 35년 동안 총 8편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올해 7회째를 맞은 박경리문학상의 최종 후보 5명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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