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 감독을 할 때부터 아마농구의 심각성을 나름대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보니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런 형태로 가면 여자농구 고사라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본다."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
최근 프로농구의 질 저하와 학원스포츠 저변 축소로 위기를 맞은 여자농구를 위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이호근 숭의여고 코치 등은 25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제3회 한국농구발전포럼'에서 "여자농구의 미래가 어둡다"며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전했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에서 수년간 감독을 맡았던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은 "초등학교, 중학교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고등학교 여자팀은 심각하다. 전국에 20개 팀이 있는데 선수 10명을 채운 학교가 2~3개뿐이다"며 "우리 학교를 포함해 5~6명의 선수로 팀을 꾸리는 학교가 10개가 넘는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렵다"고 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프로에 막 온 신인 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 처음에는 (아마추어) 일선에 있는 지도자들이 '왜 그렇게 올려 보냈나' 생각했지만 현실을 알고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공감했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여자농구의 저변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자농구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나의 고교 때와 비교하면 출산이 3분의1로 크게 줄었다"며 "결국 소수의 이들을 어떻게 여자농구로 유입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장기적인 플랜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여자농구선수를 꿈으로 삼지 않고 부모 역시 이를 지지하지 않는 모양새다. 클럽농구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엘리트선수로의 유입이 극소수여서 질 저하는 앞으로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표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일본에 잡혔다. 20~30점차 대패는 이례적이지 않다. 과거 올림픽 은메달 획득이라는 황금기를 걸었지만 이제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는다.
이들은 대학의 농구단 창단이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숭의여고에서 뛰고 있는 청소년대표 박지원의 어머니 장명숙씨는 "프로에서 많은 선수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생긴다고만 하던 대학팀은 창설되지 않고 있다"며 "고등학교 3학년때 까지 운동만 하던 선수들의 진로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어린 선수나 부모가 농구를 해야 할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있는 9개 대학의 경우도 선수를 뽑는 수준이 학교당 3~4명이다. 그마저도 뽑지 않겠다는 학교가 있고, 불안하게 유지되는 학교들이 많다. 결국 서울을 비롯해 더 많은 대학에서 농구부를 창단해 주길 바란다"고 더했다.
임 감독은 "최근에 한림성심대가 농구단을 해체하느니 마니 했다. 결국 예산 문제인데 1년 예산이 5000~60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며 "장기적으로 외국인선수를 축소하고 이들에게 들어가는 연봉을 프로 6개 구단이 일정부분 걷어 대학을 지원하는 걸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대학들이 재정문제로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고, 폭넓게 검토해 최소 12개 대학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더했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1인1종목을 반드시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저변을 늘리자는 의견도 보탰다.
이 감독은 부산대의 예를 들며 "(사정이 나은) 지방국립대부터 라도 창단을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근 프로농구의 질 저하와 학원스포츠 저변 축소로 위기를 맞은 여자농구를 위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이호근 숭의여고 코치 등은 25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제3회 한국농구발전포럼'에서 "여자농구의 미래가 어둡다"며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전했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에서 수년간 감독을 맡았던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은 "초등학교, 중학교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고등학교 여자팀은 심각하다. 전국에 20개 팀이 있는데 선수 10명을 채운 학교가 2~3개뿐이다"며 "우리 학교를 포함해 5~6명의 선수로 팀을 꾸리는 학교가 10개가 넘는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렵다"고 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프로에 막 온 신인 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 처음에는 (아마추어) 일선에 있는 지도자들이 '왜 그렇게 올려 보냈나' 생각했지만 현실을 알고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공감했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여자농구의 저변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자농구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나의 고교 때와 비교하면 출산이 3분의1로 크게 줄었다"며 "결국 소수의 이들을 어떻게 여자농구로 유입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장기적인 플랜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여자농구선수를 꿈으로 삼지 않고 부모 역시 이를 지지하지 않는 모양새다. 클럽농구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엘리트선수로의 유입이 극소수여서 질 저하는 앞으로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표적으로 국제대회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일본에 잡혔다. 20~30점차 대패는 이례적이지 않다. 과거 올림픽 은메달 획득이라는 황금기를 걸었지만 이제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는다.
이들은 대학의 농구단 창단이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숭의여고에서 뛰고 있는 청소년대표 박지원의 어머니 장명숙씨는 "프로에서 많은 선수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생긴다고만 하던 대학팀은 창설되지 않고 있다"며 "고등학교 3학년때 까지 운동만 하던 선수들의 진로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어린 선수나 부모가 농구를 해야 할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있는 9개 대학의 경우도 선수를 뽑는 수준이 학교당 3~4명이다. 그마저도 뽑지 않겠다는 학교가 있고, 불안하게 유지되는 학교들이 많다. 결국 서울을 비롯해 더 많은 대학에서 농구부를 창단해 주길 바란다"고 더했다.
임 감독은 "최근에 한림성심대가 농구단을 해체하느니 마니 했다. 결국 예산 문제인데 1년 예산이 5000~60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며 "장기적으로 외국인선수를 축소하고 이들에게 들어가는 연봉을 프로 6개 구단이 일정부분 걷어 대학을 지원하는 걸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대학들이 재정문제로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고, 폭넓게 검토해 최소 12개 대학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더했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1인1종목을 반드시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저변을 늘리자는 의견도 보탰다.
이 감독은 부산대의 예를 들며 "(사정이 나은) 지방국립대부터 라도 창단을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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