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북한이 국제적 차원의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근 6차 핵실험에 이어 15일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이른바 '마이웨이(My Way)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것도 점차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여 이젠 미국 본토까지 핵미사일을 날려 보낼 수 있다고 위협할 정도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57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유엔 안보리 2375호 채택 등 대북 강경기조에 대한 반발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본다"며 "또 자체 핵미사일 개발의지를 표출하고 실질적인 괌 포위사격 능력시험을 평가해 국면 전환에 대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의 벼랑끝 전술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사일 사거리로 봐서는 북한이 앞서 공언했던 괌 타격이 허언이 아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해석했다.
앞서 북측은 자신들의 IRBM 미사일은 통해 괌까지 3356㎞를 1065초 간 비행한 뒤 괌 주변 30~40㎞ 해상에 떨어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거리 3700여㎞, 최대고도 770여㎞였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는 것은 작고 가벼우면서 위력이 강한 핵탄두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싣고 원하는 거리로 보낼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번 IRBM으로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갖췄음을 과시한 셈이다. 기술보유를 입증함으로써 정치, 외교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관한 반발 차원이 강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은 이달 12일이다. 당시 북한은 안보리 제재 결의를 배격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또 "미국과 실제적 균형을 이뤄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힘을 다지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북제재에 대한 반발로 미사일을 발사해온 사례가 있다.
관련 기록을 찾아보면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통 2호 발사 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안을 채택하자 1차 핵실험을 벌였다. 2012년 12월 광명성(장거리미사일) 발사 후 대북제재안 2087호가 결의되자 다음해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으로 응수했다.
북한은 또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를 결의하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같은해 9월 5차 핵실험 후 대북제재안 2321호가 결의된 후에는 강원 원산 해안가에서 대규모 화력훈련을 해보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 제재에 맞서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1차 목적"이라며 "제재 후에는 늘 이런식으로 대응해왔기에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후 분위기를 관망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와 관련 없이 핵무기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거리는 괌까지 안됐는데 그 부분을 수정해서 향상시킨 성능을 실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종적인 것은 추가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도발을 예정했는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부연했다.
한 북한 관련 학계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다다르면 현재도 우려가 제기되는 코리아 패싱이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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