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영국 가려다 톈징공항서 제지당해···수시간 억류 후 풀려나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최고부자인 왕젠린(王健林·62) 다롄 완다(大連萬達) 회장이 출국 금지됐다고 대만 중앙통신과 반중 매체 박신신문(博迅新聞)이 2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의 톈진 소식통을 인용해 왕젠린 회장이 지난 25일 가족 전원을 데리고 톈진 공항에서 자가용 비행기에 탑승, 영국으로 가려다가 제지를 당하고 강제로 끌려갔다고 전했다.
왕젠린과 가족은 몇 시간 동안 억류 조사 후 풀려났지만 출국이 금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관련 사정을 잘아는 소식통은 밝혔다.
매체는 다롄완다의 급속한 성장이 고위층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중국 당국이 그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하려고 출국을 막았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경제계 관계자들은 왕젠린의 '부동산 제국'이 이미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며 그가 지난 수년간 자산을 해외로 대거 빼돌리고 은행 부채도 크게 증대시켰다고 지적했다.
근래 들어 중국 내외 언론은 다롄완다와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를 연달아 보도했다.
왕젠인이 77개 완다호텔을 푸리(富力) 부동산에 매각한데 그치지 않고 종합 테마파크 완다청(萬達城) 13군데도 룽촹(融創)에 팔아치웠다고 한다.
부동산 정보사이트 낙거망(樂居網)에 따르면 왕젠린이 마지막 남은 대형 부동산 물건인 완다 플라자(萬達廣場商城)까지 매물로 내놓았다.
최근 중국 당국은 자본유출을 막고자 대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롄완다가 추진하던 영국 런던의 4억7000만 파운드(약 6870억원) 규모 대형부지 구입을 무산시켰다.
다롄완다는 작년 말까지 해외 부동산 인수에 열을 올리는 대표적인 중국기업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위안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자금유출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차원에서 올해 들어 완다 외에도 안방(安邦) 보험과 푸싱(復星) 국제, 하이항(海航) 집단 등 대외투자를 활발히 해온 대형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울러 이들 기업에 대한 비리조사에 착수해 안방보험 총수 우샤오후이(吳小暉·51) 회장 경우 '위험한 금융 행태'를 자행했다는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해외투자에 관한 새로운 규제방안을 공표하고 부동산과 호텔, 오락산업 등과 관련한 인수합병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지난해 중국기업의 국외자산 매수는 사상최대인 2460억 달러(280조1940억원)를 기록했지만 올해 1~6월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격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