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입장 발표···"4년전 일 기억 흐릿"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촬영 중 배우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기덕(57) 감독은 3일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서 (한 일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발표, 이같이 밝히며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 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영화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흐릿하다"며 "부부싸움 하는 장면이었는데, 상대 배우 시선컷으로 촬영 중 그 배우를 때렸거나 제 따귀를 떄리면서 이정도로 해주면 좋겠다고 실연해보인 과정에서 생긴 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어쨌든 그 일로 상처를 받은 그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연을 수 차례 부탁해 두 차례나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고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 측 주장에 따르면, 김 감독을 고소한 A 배우는 1996년부터 알고 지낸 동료로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다가 김 감독이 해외에서 상을 받은 뒤 영화 출연을 부탁해왔고, 영화 '뫼비우스' 또한 그런 이유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배우가 2회 촬영 후 일방적으로 출연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A 배우가 앞서 '시간'(2005) 출연 제안 또한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일로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드는 한국 영화 스태프들과 배우들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저를 믿고 이번에 '인간의 시간'에 참여해준 스태프·배우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인간의 시간'은 김 감독이 준비 중인 신작으로 장근석·이성재·안성기·류승범 등이 출연한다.
한편 A 배우는 김 감독이 2013년 3월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감정이입을 위해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다. A 배우는 이와 함께 김 감독이 시나리오에 없던 베드신 촬영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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