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첫 대규모 시위 바라본 시민들 '복잡한 시선'

기사등록 2017/06/30 18:56:01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2017.06.3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email protected]
서울 도심 곳곳 5만명 참여 '사회적 총파업' 진행
행진 인파에 교통 통제 겪은 시민들 당혹·씁쓸
총파업 이유 모른 채 어리둥절 구경하는 이들도
"이 정도 불편 감수···비정규직 올바른 대우받아야"
"새 정부 출범 얼마 안 됐는데 총파업은 과해"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비정규직 노동자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30일 서울 도심에서 '사회적 총파업'을 벌였다. 현장을 바라본 시민들 반응은 복잡하게 엇갈렸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50여개가 연대 구성한 최저임금만원비정규직철폐공동행동(만원행동)과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 경찰 추산 2만명 상당이 참여했다. 전국적으로는 약 35개 비정규직 노조의 조합원 6만300여명이 총파업에 동참했다고 민주노총은 추산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등을 요구했다.

 총파업 선언문을 채택하고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세종로사거리, 종로3가~청계3가 일대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광화문 사거리는 인파로 가득했다. 편도 4차선 도로를 가득 채운 행진대오로 인근 교통이 모두 통제됐다.

 광화문광장 일대를 걷던 시민들은 행진 대열을 마주하자 발걸음을 멈췄다. 어느 시점에 길을 건너야할지 엄두가 안 난다는 듯 한 발을 내딛었다 거두고 양 옆을 두리번거리기 일쑤였다.

 이날 서울은 낮 최고 기온이 31도에 달하는 등 폭염의 날씨를 보였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양산까지 챙겨들고 있던 이모(28)씨는 횡단보도 앞에 10분 가량을 서 있다가 빈틈이 보이자 도로를 향해 뛰어가며 행진대열을 가로질렀다.

 양손으로 쌍둥이 아들의 손을 붙잡고 인도를 거닐던 30대 엄마는 "날도 덥고 혹시나 손 놓치면 아이를 잃어버리거나 다치게 될까봐 커피숍에 잠시 들른 뒤 잠잠해지면 다시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에서 민주노총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계3가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7.06.30.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에서 민주노총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청계3가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보신각 인근에서 가판을 운영하는 70대 김모씨는 행렬을 한참 바라보더니 "어마어마하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그래도 이러면 안되지"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들은 행진대열 방송차량이 '철의 노동자' 등 큰 소리로 민중가요를 재생하자 열어뒀던 입구를 닫기도했다.

 신문로 차도는 교통이 통제됐다. 왕복 8차선 도로 중 서대문역에서 종로 쪽 방향 2차선만 통행이 가능했다. 차량들은 평균 5~6분을 정체 상태로 대기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2017.06.3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email protected]

 세종대로도 남대문 방향 4차선은 모두 통제됐다. 대로가 통제되자 차량들은 우회도로로 몰렸다. 평소였다면 분리 됐을 차량들이 특정 도로로 몰리자 정체가 발생했다.

 반대방향도 마찬가지 종로에서 서대문역 방향 진행이 안 되다보니 광화문 쪽으로 우회할 수 밖에 없었다. 시내버스와 관광버스, 자가용 등이 몰리면서 어수선한 풍경을 자아냈다.

 종로 일대 철물점 배달 차량이나 택배 배달 차량, 택시 등 운전자들은 경찰의 교통 통제에 답답해하며 초조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 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이고 있다. 2017.06.3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 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이고 있다. 2017.06.30.  [email protected]
'왜 하는 거에요?'

 총파업 현장과 행진을 바라보면서도 무엇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시민들도 상당수 있었다.

 행진 방향에 맞춰 인도를 걷던 20대 대학생 커플은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쳐다봤다.

 이 커플은 기자가 총파업 개최 이유를 설명하자 웃어보이며 "이거(총파업) 하는지 모르고 나왔다가 길을 못 건너고 있었다"며 "지하도를 이용해야 덜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2017.06.3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주장하며 종로3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날 열린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파업 조합원 및 단체행동 참가자, 만원행동 소속 단체, 청년알바노동자 등 4만여 명이 참가했다. [email protected]
행진대열을 구경하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적잖았다.

 다소의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며 총파업 취지에 공감하거나 응원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대규모 파업 행사를 벌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쓴소리도 존재했다.
 
 종로 인근 학원에 다닌다는 한모(24)씨는 "평소에는 학원이나 근처 커피숍 등에서 스터디를 하다 귀가하는데 오늘은 포기했다"면서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나왔다고 들었다. 취업준비생인 만큼 모든 노동자가 올바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가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30대 직장인 여성 정모씨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정권이 바뀐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의견 표출을 위한 시위는 이해할 수 있지만 파업은 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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