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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경찰 '파지 줍는 노인' 위장해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책 붙잡아

기사등록 2017/06/20 14:16:44

【대구=뉴시스】민경석 기자 = 대구 성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 김모(66)씨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한 혐의(사기미수)로 A(25·말레이시아)씨를 구속했다. 성서경찰서가 지난 19일 대구시 달서구의 한 은행에서 A씨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피해자 김씨와 은행직원들(왼쪽 두번째, 네번째)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2017.06.20(사진=성서경찰서 제공) <a href="mailto:photo@newsis.com">photo@newsis.com</a>
【대구=뉴시스】민경석 기자 = 대구 성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 김모(66)씨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한 혐의(사기미수)로 A(25·말레이시아)씨를 구속했다. 성서경찰서가 지난 19일 대구시 달서구의 한 은행에서 A씨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피해자 김씨와 은행직원들(왼쪽 두번째, 네번째)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2017.06.20(사진=성서경찰서 제공) <a href="mailto:[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a>
【대구=뉴시스】민경석 기자 = 지난 15일 오전 9시30분께 대구 남구 대명동에 사는 김모(66)씨는 낯선 전화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전화기 너머로는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빚보증을 선 딸을 납치했으니 딸을 구하고 싶으면 2300만원을 지금 당장 입금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곧바로 달서구 두류동의 한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김씨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김씨는 은행에서 현금 900만원을 찾던 중 쪽지에 "인질범이 돈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딸에게 전화해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딸의 전화번호를 적어 은행 직원에게 보여줬다.

쪽지를 확인한 은행 직원은 김씨의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딸은 무사했다.

김씨가 처한 상황이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직감한 은행 직원들은 곧바로 성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신고했다.

지능범죄수사팀은 신고 접수 5분 만에 은행에 도착했다.

김씨는 사복 차림으로 출동한 경찰들의 도움을 받아 은행 2곳에서 총 1300만원을 인출한 것처럼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속였다.

이영기 지능범죄수사팀장은 김씨의 차에 함께 탔다.

이 팀장은 차 안에서 휴대폰 '한 뼘 통화' 기능을 이용, 통화 내용을 들으며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접선 장소로 선택한 대구 중구 남산동의 한 교회 앞에 도착했다.

이 팀장은 주변에 매복할 장소를 찾던 중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했다. 허름한 옷차림으로 변장해 '파지 줍는 노인' 행세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교회 앞에 서 있으면 어깨를 치는 사람에게 돈을 건네면 된다"고 지시했다.

이 팀장이 인근 마트 앞에서 상자를 줍는 척 하며 김씨와 신호를 주고받은 지 20여 분이 지난 오전 11시45분께 김씨에게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송금책인 A(25·말레이시아)씨가 나타났다.

【대구=뉴시스】민경석 기자 =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15일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한 혐의(사기미수)로 A(25·말레이시아)씨를 구속했다. 사진은 대구 성서경찰서 지능팀 사무실의 모습이다. 2017.06.20 <a href="mailto:0803mks@newsis.com">0803mks@newsis.com</a>
【대구=뉴시스】민경석 기자 =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15일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한 혐의(사기미수)로 A(25·말레이시아)씨를 구속했다. 사진은 대구 성서경찰서 지능팀 사무실의 모습이다. 2017.06.20 <a href="mailto:[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a>
이를 발견한 이 팀장은 파지를 운반하는 척하며 A씨 근처로 다가갔다.

자신에게 다가온 이 팀장을 전혀 의심하지 않은 A씨의 팔에는 어느새 은색 수갑이 채워졌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와 이 팀장의 보기 좋은 기지에 의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한탕(?)은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됐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려고 한 혐의(사기미수)로 A씨를 구속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30분께 "딸이 빚보증 문제로 인해 납치됐으니 2300만원을 입금하라"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에 속은 김씨의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특히 성서경찰서는 A씨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은행직원과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씨는 "경찰과 은행직원의 도움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한편의 영화 같은 사건이다"며 "은행 직원들과 피해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피의자 검거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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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경찰 '파지 줍는 노인' 위장해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책 붙잡아

기사등록 2017/06/20 14:16:4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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