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강경화 임명 강행할까···文 대통령 시정연설 분수령 될 듯

기사등록 2017/06/10 05:30:00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다. 2017.06.0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다. 2017.06.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우 김태규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야3당이 '부적격'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청은 전날인 9일 강 후보자 임명 동의를 얻기 위해 '삼고초려'에 나섰지만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당청 내부에 강 후보자를 포기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임명 강행시 여소야대 정국에서 주요 현안 처리가 멈춰서는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야당이 반대하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표결은 물론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11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공전이 불가피하다.

오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강 후보자 등 인사청문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협조를 야당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9일 만찬 회동을 열고 강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내부 전열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당청은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삼고초려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박수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채택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야당 지도부를 예방,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요청했다.

전 수석은 국정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점, 유리천정을 깬 최초의 여성이라는 점,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는 "강 후보자 위장전입 문제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밝혀드린 바 있고, 나머지 문제들은 후보자가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다"고 설득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에 '부적격'으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거부하면 채택에 불참하기로 했다. 결국 민주당이 이를 거부해 이날 강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열리지 못했다.

야당 지도부들 역시 강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아무리 바빠도 실을 바늘허리에 꿰어서는 바느질이 안 된다"고 했고,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강 후보자에 대한 기대가 사실 컸는데 이런 상황이 전개되다보니 아쉽고 안타까운 게 더 크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는 본회의 인준절차를 밟더라도 김상조, 강경화 후보자는 분명히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야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접촉해 강 후보자 임명 협조를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우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전화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단체들도 지지선언을 통해 강 후보자와 민주당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전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11개 여성단체는 이날 강 후보자 지지선언을 했다.

당청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11개 여성단체 지도부와 만나 "(이분들과) 우리 당도 같은 입장"이라며 "(강 후보자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딜(거래)을 하면 안 된다. 딜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는 (보고서 채택 기한을) 그 다음날로 바로 정해 임명을 강행한 적도 있다. 그런 것도 다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바른정당에 강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시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등을 경고하고 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런 현실에도 야당 반대 인사에 대해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그로 인한 협치 파국은 모두 문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논평에서 강 후보자 임명 강행으로 인한 '협치 파기'는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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