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제21이 2일 오후 안산시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관 소회의실에서 연 '4·16공원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건축전문가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문정석 도시연대커뮤니티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도시 추모시설은 공원과 박물관, 미술관 등 시민들의 일상적인 시설과 함께 조성됐다"며 미국 오클라호마 국립 박물관·추모공원, 9·11테러 미국 그라운드제로 추모시설 등을 소개했다.
문 센터장은 "추모시설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교류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시설을 조금씩 도입해보고, 좋은 시설을 건립하는 단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주선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화랑유원지를 대상으로 추모시설을 고려할 때 사회실험이 필요하다"며 "첨예하게 대립된 일이 있을 때 조금씩 실험해보는 것이다. 가장 갈등이 없을 것부터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최혜자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 교수는 "시민들이 문화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통합하는 실험은 문화적 접근의 중요한 지점"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봉안시설이 들어서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콘텐츠(시설)를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민 김모씨는 "추모시설 조성을 찬성하지만, 납골당(봉안시설·희생자의 유골을 안치한 시설) 도입은 반대한다"며 "우리의 전통에서 무덤은 가까이 두는 것이 아니었다. 가깝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깔려 있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을 어루만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심포지엄에는 건축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시민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안산의제21은 오후 3시께 대책위 회원들 때문에 강당에서 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본 행사를 취소한 뒤 경기도미술관 소회의실에서 소규모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