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방탄조끼가 전쟁무기?…태국, '무기통제법' 위반으로 英 기자 체포

기사등록 2017/05/31 09:31:02

【방콕=신화/뉴시스】태국 군인들이 29일 방콕 전승기념탑 주변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외무부는 군부 주도의 '국가 평화·질서 회의'(NCPO)의 우선 과제는 정부 행정의 정상화와 이에 따른 핵심 정책의 실행이라고 밝혔다. 2014.05.30
【방콕=신화/뉴시스】태국 군인들이 29일 방콕 전승기념탑 주변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외무부는 군부 주도의 '국가 평화·질서 회의'(NCPO)의 우선 과제는 정부 행정의 정상화와 이에 따른 핵심 정책의 실행이라고 밝혔다. 2014.05.30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태국에서 방탄 조끼와 방독면 등 보호 장비를 소지한 혐의로 영국인 기자가 체포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CNN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방송 CCTV와 계약된 프리랜서 영국인 특파원 토니 정은 지난 28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정은 CNN에 "독일인 동료 플로리안 위툴스키와 함께 이슬람국가(IS)와 이라크군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술로 가는 길이었다"며 "전쟁 무기를 가졌다고 체포당했다"고 말했다.

 그가 가진 방독면과 방탄조끼용 판은 1987년 제정된 태국의 무기통제법에 따라 소지가 제한된 군사 장비로 분류된다. 태국 경찰은 30일 "정이 관련 법을 위반했다"며 "그의 짐에서 방탄조끼에 이용될 수 있는 판을 발견했고 이는 군용 무기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정은 여권을 담보로 제출하고 보석금 10만바트(약 329만1000원)을 내고 일단 석방됐다.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5만바트(약 164만5500원)의 벌금형을 받는다.

 태국 외신기자클럽은 성명서를 발표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모술에 가면서 보호장치를 가져가는 것은 필수"라며 "정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인이 무력분쟁을 다룰 때 적절한 보호장비가 필요하지만 (태국 법에 따라)그렇게 할 수 없다"며 "태국 당국이 토니 정에 대한 혐의를 취소하고 언론인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15년 홍콩의 사진기자 앤서니 콴 역시 방탄복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돼 논란이 됐다. 2010년에는 태국의 시위를 취재하던 일본인 카메라맨 히로 무라모토와 이탈리아인 사진기자 파비오 폴렝기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외신기자클럽은 "이들이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군부 측은 "관련 물품을 소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언론인들은 사전에 당국에 연락하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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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독면·방탄조끼가 전쟁무기?…태국, '무기통제법' 위반으로 英 기자 체포

기사등록 2017/05/31 09:31: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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