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규직화 원해요"…인천공항 비정규직들 목소리

기사등록 2017/05/25 16:40:24

【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비정규직 직원의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2017.05.12.   photo1006@newsis.com 
【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비정규직 직원의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2017.05.12.  [email protected] 
특경대 A씨 "임금 현저히 낮아…공사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 받았으면" 
 수하물 엔지니어 B씨 "하청, 아웃소싱. 비정규직 이런 말 더 듣기 싫어"
 청소 노동자 C씨 "근무 여건부터 개선을…주5일제, 저녁 있는 삶 꿈꿔"
 청소 노동자 D씨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나…고용불안 없는 일터 소망"
 내일 노사 TF 상견례…공사 정일영 사장, 민노총 박대성 지부장 등 참석

【인천=뉴시스】홍찬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은 "올해까지 1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공공근로 비정규직 제로(ZERO) 공약은 인천공항공사를 시작으로 점차 민간기업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들의 정규직 전환이 무기 계약직이나 자회사 정규직 등 '무늬만 정규직'일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수 있으나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시도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인천공항 개항 때인 지난 2001년부터 묵묵히 근무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각자가 바라는 정규직 상(象)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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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 하고 있다. 2017.05.12.  [email protected]
 특수경비 업무를 하는 A(55·남)씨는 뉴시스 기자에게 "말로만 인천공항의 주인이니 상생이니 얘기 하지만 사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이 심각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공항의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출근할 때마다 잘 다려진 제복을 입는다고 한다. 제복을 입을 때마다 세계 1등 인천공항의 안전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진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개항 전부터 이 일을 하고 있지만 호봉은 인정받지 못했고 정규직들이 받는 자녀들 학자금, 교통비, 식사비도 받지 못했다"면서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근무시간과 야근시간도 많다. 하지만 내가 받는 임금은 이들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정규직 전환은 정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약속한 만큼 공사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다"며 "후배들에게도 떳떳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피력했다.

 수하물 엔지니어로 일하는 B(53·남)씨는 "사장이 직접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건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우리는 공사와 같은 정규직을 원하지만 무리가 많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에는 단순 하청업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청에 또 하청업체가 있다"며 "이제는 모두가 정규직이었으면 좋겠다. 하청, 아웃소싱, 비정규직 이런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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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05.12.  [email protected]
 청소업무를 담당해온 C(61·남)씨는 "단순 청소 업무지만 저임금에 일이 너무 고되서 이직율이 높다"고 말했다.

 C씨는 "지난해 국회 '을지로 위원회'의 도움으로 25만원이 올라 월 180만원을 받고 있다"며 "정규직도 좋지만 일단 근무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돈이 다가 아니다"라며 "자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 5일제 근무와 저녁이 있는 삶도 보장받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D(60·여)씨 역시 "개항 전부터 배를 타고 다니면서 공항에서 청소를 했지만 경력을 인정 받지 못했다"며 "정규직으로 전환 된다면 근속수당 만큼은 꼭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규직 전환이 말처럼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임금이 지급되고 고용불안 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인천공항 노사는 제1 여객터미널에서 근무중인 비정규직 6800여명과 올해 말 개항되는 제2 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하게 될 3000명을 올해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각각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오는 26일 정규직화를 논의하기 위해 노사 TF가 첫 상견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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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전신 기자 =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2017.05.12.  [email protected]
 공사의 '좋은일자리 TF' 팀장을 맡은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 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박대성 지부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다.

 첫 상견례인 만큼 민감한 사안보다는 노사 간 의견 수렴과 정규직화 공동 대응,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등에 대한 논의가 우선 진행될 전망이다.

 공사 TF는 민주노총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한국노총과도 만날 예정이다. 인천공항 협력사 노조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자체노조, 무노조 4개로 구성 돼 있어 이들과 순차적으로 만나 의견 수렴을 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현장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두루 청취하려고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직원 대표 등과도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새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 구성원 모두에 도움이 되는 정규직화를 위해 의미 있는 만남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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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규직화 원해요"…인천공항 비정규직들 목소리

기사등록 2017/05/25 16:40: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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