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월가 대형은행 쪼개는 방안 검토 중"

기사등록 2017/05/02 10:40:02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말하고 있다. 미국은 28일까지 임시 예산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트럼프 취임 100일째인 29일부터 연방 정부 셧다운에 들어간다. 2017. 4. 2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말하고 있다. 미국은 28일까지 임시 예산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트럼프 취임 100일째인 29일부터 연방 정부 셧다운에 들어간다. 2017. 4. 2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지난 대선 공약과 관련 “현재 검토하고 있다(I’m looking at that right now)”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래된 시스템(old system)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그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시스템’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서로 섞이지 않고 여·수신과 증권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1933년부터 1999년까지의 금융시스템을 뜻한다. 

 트럼트 대통령이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지난 1999년 폐기된 이 법을 되살릴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은 지난해 대선 승리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 유세 당시 동북부와 중서부 러스트벨트의 저임-저숙련 근로자들을 상대로 월가의 탐욕을 비판하며 집권 후 ‘글래스스티걸법’을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글래스스티걸법은 지난 1929년 대공황을 계기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당시 제정됐으며 상업은행은 은행 본연의 여·수신 업무만 하고, 투자은행은 증권 업무만 하도록 업무를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1920년대 미국 경제의 대호황기 이후 닥친 대공황이 상업은행 주도의 투기에 있다고 보고 업무를 쪼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이러한 고전적 형태의 글래스스티걸법 제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 법의 부활을 약속하면서도 ‘21세기판 (21st century version)’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바 있다. ‘루즈벨트 행정부가 지난 1933년 제정한 법안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원칙적으로 '글래스스티걸 법' 부활을 지지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특히 글래스스티걸법 앞에 ‘21세기’라는 수식어를 덧붙이고 있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월가는 대형은행 분할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탈규제 흐름과도 맞지 않는데다, 몹집을 키워 비용은 줄이고 부문 간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국제경쟁력 강화 취지에도 역행한다는 것이다. 은행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쪼개버리면 결국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은행들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겠냐는 취지다. 월가는 은행 지주회사 한지붕 아래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두 가족을 별도로 두는 시스템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미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이 이 법의 부활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지만, 월가의 입김이 강한 공화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상원에서는 진보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존 매케인 의원(애리조나)이 이 법안을 되살리자는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의 제안을 지지하는 유일한 공화당 의원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가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글래스스티걸법 부활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월가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표적 공약'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법은 클린턴 행정부때인 1999년 11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상업은행의 주식 투자 허용을 골자로 한 그램 리치 블라일리법 제정으로 폐지됐다.

 ETF(상장지수펀드) 브로커인 왈락베스 캐피털의 모힛 바자즈 디렉터는 “당신은 (그의 발언 가운데) 일부는 진실이고, 일부는 허위일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발언에 얼마나 무게를 실어야 할지 평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유류세(gas tax)를 올리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재원으로 거론되던 국경조정세가 세제 개혁안에 빠졌지만, 기존의 유류세를 올려 도로, 철도, 공항, 학교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비를 충당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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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월가 대형은행 쪼개는 방안 검토 중"

기사등록 2017/05/02 10:40: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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