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극좌 멜랑숑의 고민…"중도 마크롱 지지할까 말까"

기사등록 2017/04/26 13:00:0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 1차 대선 투표에서 낙선한 극좌파 후보 장 뤽 멜랑숑이 결선에 진출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을 지지해야 할지 지지자들에게 자문했다.

 2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멜랑숑은 자신이 설립한 좌파 정치 운동 '라 프랑스 앵수미즈'(La France insoumise)에 등록된 지지자 45만 명에게 이 같이 의견을 구하고 나섰다.

 좌파당 소속인 멜랑숑은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작년 2월 이 정치 조직을 만들었다.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라는 뜻의 이 단체엔 뜻을 같이 하는 좌파 정치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

 멜랑숑은 지지자들에게 결선에서 "우리 중 누구도 극우에 투표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투표 권고를 할 필요는 있다"며 멜랑숑 투표, 기권, 무효표 행사 등 세 가지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지 물었다.

 멜랑숑은 지지자들에게 다음달 2일까지 생각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의견을 종합한 결과는 같은 날 온라인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결선은 닷새 뒤인 7일 실시된다.

 지난 23일 1차 대선에서는 중도 신당 '앙 마르슈'의 마크롱과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대표를 지낸 마린 르펜이 1,2,위를 차지해 결선에 나갔다. 멜랑숑은 4위에 머물렀다.

 3위를 기록한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패배를 인정하고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극우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마크롱에게 힘을 모아 주자고 호소했다.

 멜랑숑은 어떤 후보에 대한 지지도 유보해 왔다. 일각에선 멜랑숑이 마크롱 지지를 거부할 경우 1차 투표에서 그를 선택한 표가 결선에서 르펜에게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멜랑숑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투자은행가 출신이자 친 기업 성향이 다분한 마크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난 극우도 반대하고 지극히 금융가적인 후보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극좌 지지표가 결선에서 어느 후보에게 향할지 불확실한 만큼 무효표, 기권이 많이 발생할 경우 르펜이 당선되는 사태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정치 판도를 고려할 때 극좌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극우 포퓰리즘은 통하는 바가 많다고 분석했다. 멜랑숑은 왼쪽이긴 하지만 르펜과 마찬가지로 반 유럽연합(EU) 성향이다.  

 여론조사기관 Ifop에 의하면 멜랑숑 지지자의 48%는 결선에서 마크롱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33%는 기권하겠다고 주장했고 19%는 르펜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르펜 진영은 멜랑숑 지지자 흡수를 노리고 있다. 르펜의 아버지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은 "그의 지지자 가운데 많은 이들이 마크롱 지지를 거부하고 우리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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