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설명회 때도 팀장급 보내 논란 야기
"국책은행이 죄 지은 것도 아닌데…협상 태도 문제"
국민연금 재실사 요구에도 불편한 심기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을 두고 이어지고 있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국민연금의 줄다리기가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국가적 이슈인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자리에 최근 국민연금이 '급'에 맞지 않는 관계자들을 참석시키며 애당초 협상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용석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지난 11일 국민연금의 요청으로 직접 전주에 있는 기금운용본부에 내려갔다.
이날 정 부행장은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은 만나지 못하고 기금운용본부 실장급과 회의를 가졌다.
실장은 기금운용본부에서 본부장 다음으로 직책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산은 부행장과의 면담을 먼저 요청한 국민연금이 본부장을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은 것은 올바른 협상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국책은행 고위 관계자는 "산은 부행장을 전주까지 내려오라고 해놓고 정작 본부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건 채무재조정 동참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협상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산은이 국민연금에 빚을 지거나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최근 국민연금이 보이는 태도에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 설명회'에도 강 본부장 대신 팀장급 실무자를 보내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설명회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 최종구 수은 행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는데 채무재조정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이 팀장급을 보낸 건 이미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제도)으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날 설명회를 마친 이 회장은 고위급 대신 팀장이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바쁘신가보다"며 불편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10일과 11일에 강 본부장의 일정이 미리 잡혀있어서 불가피하게 두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회의 참석자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다"며 "산은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위해 직책을 떠나 누구와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산은에 대우조선 실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불평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 부행장과의 면담에서 대우조선을 직접 실사해 채무재조정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산은은 이 요구를 거절했다.
대우조선의 긴급한 유동성 상황과 별도 실사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재실사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주장이라는 설명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는 산은이나 수은이 한 게 아니고 외부 회계법인이 한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연금이 재실사를 하겠다는 건 마치 국책은행이 회계법인을 뒤에서 조종이라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국책은행이 죄 지은 것도 아닌데…협상 태도 문제"
국민연금 재실사 요구에도 불편한 심기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을 두고 이어지고 있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국민연금의 줄다리기가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국가적 이슈인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자리에 최근 국민연금이 '급'에 맞지 않는 관계자들을 참석시키며 애당초 협상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용석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지난 11일 국민연금의 요청으로 직접 전주에 있는 기금운용본부에 내려갔다.
이날 정 부행장은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은 만나지 못하고 기금운용본부 실장급과 회의를 가졌다.
실장은 기금운용본부에서 본부장 다음으로 직책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산은 부행장과의 면담을 먼저 요청한 국민연금이 본부장을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은 것은 올바른 협상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국책은행 고위 관계자는 "산은 부행장을 전주까지 내려오라고 해놓고 정작 본부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건 채무재조정 동참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협상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산은이 국민연금에 빚을 지거나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최근 국민연금이 보이는 태도에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 설명회'에도 강 본부장 대신 팀장급 실무자를 보내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설명회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 최종구 수은 행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는데 채무재조정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이 팀장급을 보낸 건 이미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제도)으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날 설명회를 마친 이 회장은 고위급 대신 팀장이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바쁘신가보다"며 불편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10일과 11일에 강 본부장의 일정이 미리 잡혀있어서 불가피하게 두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회의 참석자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다"며 "산은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을 위해 직책을 떠나 누구와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산은에 대우조선 실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불평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 부행장과의 면담에서 대우조선을 직접 실사해 채무재조정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산은은 이 요구를 거절했다.
대우조선의 긴급한 유동성 상황과 별도 실사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재실사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주장이라는 설명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는 산은이나 수은이 한 게 아니고 외부 회계법인이 한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연금이 재실사를 하겠다는 건 마치 국책은행이 회계법인을 뒤에서 조종이라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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