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 시리아 결의안 마련…러시아 또 거부하나

기사등록 2017/04/05 17:23:2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영국, 프랑스는 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를 규탄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AFP통신은 결의안 초안을 입수해 이들 3개국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의 진상을 신속히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이들리브 사태로 어린이 등 최대 100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다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상자들은 호흡 곤란, 동공 수축 등 독가스 노출 때 나타나는 증상을 보였다.

 유엔 안보리는 5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안보리 이사국들에 OPCW의 조사와 시리아 규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호소할 예정이다.

 결의안 초안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이들리브 사태를 비롯해 지난 6년간 시리아 내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분노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엔과 OPCW가 이들리브 화학무기 공격의 책임자를 즉각 규명하기 위한 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에 사건 당일 비행 기록 등 군사작전 정보 제공을 요구하라고도 촉구했다.

 결의안 초안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군기지 방문을 유엔-OPCW 조사단에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조사단과 시리아 고위 장성, 관료들과의 면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들리브 화학무기 의심 공격의 책임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결의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리아 제재 결의안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그동안 7차례나 무산됐다. 아사드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중국과 손잡고 서방의 시리아 제재를 가로 막았다.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5개국 전체를 비롯해 이사국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임이사국 한 곳만 거부해도 결의안 채택은 무산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2월에도 2014~1015년 시리아 염소 가스 공격 사태에 따른 제재 부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거부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리브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서방 주장을 반박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시리아 공군이 반군의 화학무기 창고를 폭격하는 과정에서 독가스가 누출됐다고 주장했다.반군이 이번에 폭파된 창고에서 독가스 포탄을 생산하고 저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반군이 내전에서 독가스 무기를 사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도 의혹을 일축했다. 군은 "우리는 오늘 칸 셰이쿤에서 화학 혹은 독성 물질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일절 부인한다"며 "언제 어디서도 그런 무기를 사용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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