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러시아 지하철 테러로 14명 사망…용의자는 키르기스계

기사등록 2017/04/04 18:02:56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2017.4.4.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2017.4.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49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라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사망자 14명으로 늘어…용의자 22세 자릴로프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보건장관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지하철 테러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11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앰뷸런스에서 1명, 병원에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전날 오후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폭탄이 터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태를 즉각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 대테러 대응팀은 지하철 테러 발생 직후 인근 지하철역 소화기 뒤에서 또 다른 폭탄을 발견해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지하철 테러 용의자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러시아 시민권자 아크바리욘 자릴로프(22)로 드러났다. 키르기스스탄 보안 당국이 테러범의 신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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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러시아 남성이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하철 폭탄테러 발생 후 센 나야 광장 지하철역 입국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을 켜고 있다. 2017.04.04
 자릴로프는 1995년 생으로 키르기스스탄 남부 도시 오슈에서 태어났지만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샹트페테르부르크에는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 중이다.

 이번 사건은 자살 폭탄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정부 모두 아직까진 이번 테러가 자폭인지 범인이 도주한 것인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은 테러 직후 전면 중단됐다가 6시간 정도 지난 뒤 일부 구간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당국은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 당일 사건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 테러 배후, IS냐 체첸 반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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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 폭탄테러 현장에서 꽃을 바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17.04.04
 아직까지 이번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이슬람국가(IS) 등 과격 이슬람 단체 혹은 체첸 분리주의 무장 반군을 테러 배후로 지목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앞서 중앙 아시아 출신의 23세 남성이 자폭 테러를 감행했으며 이 남성은 과격 이슬람 단체와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테러가 체첸 반군보다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수년 사이 러시아에서 체첸 반군 활동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IS의 위협은 커졌기 때문이다.

 체첸 반군은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러시아 지하철, 공항, 학교 등에서 다양한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2013년 반군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 피살 뒤로는 테러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개최로 러시아 정부의 단속이 강화된 데다 내전 중인 시리아로 자진해 들어가는 반군 조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체첸 분리독립 세력의 활동은 더욱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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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러시아 경찰이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현장을 지키고 있다. 러시아 경찰은 이날 최소 11명이 숨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와 관련해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 2017.04.04
 그사이 IS는 러시아에 대한 위협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들은 2015년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을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자 러시아 테러를 경고했다.

 러시아와 구 소련 연방국가 출신 5000~7000명이 IS 가담을 위해 시리아, 이라크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귀국 테러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키르기스스탄이 무슬림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테러가 체첸 분리주의와 이슬람 급진주의가 혼합된 공격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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