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이청옥 캘리그라피로 재탄생…서정의 극대화

기사등록 2017/03/31 17:36:32

【서울=뉴시스】서시, 70×70㎝
【서울=뉴시스】서시, 70×70㎝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윤동주(1917~1945)의 공감 시들이 캘리그라피로 거듭났다. 시제와 맞아떨어지며 울림을 더하는 ‘글자 그림’들이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4월17일까지 계속되는 ‘윤동주 100년 생애’전에 걸렸다. 윤동주 희귀사진 200여점,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최초본 등과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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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별 헤는 밤, 135×70㎝
 캘리그라피와 수묵일러스트레이션을 결합, 감동적인 작품을 완성한 주인공은 이청옥(51)이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 100편에 100개의 혼을 실어 작품 100점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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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달을 쏘다, 100×140㎝, 화선지에 먹
 캘리그라피 ‘별 헤는 밤’에서는 시어들이 밤하늘에 감춰져 있다. 별을 하나씩 셀 때마다 감상들이 시가 돼 우수수 떨어져 내릴 것만 같다. ‘무서운 시간’에서는 절개의 상징인 대나무, 두려움과 금기의 대상인 대숲의 이미지가 복합됐다. ‘서시’는 필획의 변화를 둔탁하고 강하게 하면서 상단만 가득 채우고 하단은 비웠다. 그렇게 절박감과 간절함, 긴장감을 자아냈다. ‘또 다른 고향’은 시 전반에 흐르는 어둡고 음산한 공포, 불안감을 주묵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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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소년, 138×70㎝, 화선지에 혼합재료
 산문 ‘달을 쏘다’는 캘리그라피로 옮겨지면서 정말로 달을 쐈다. “무사의 마음을 담아 활시위를 당기듯 달을 향해 쏘아 올렸다는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오랜 기간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다가 제작했다. 당신의 모든 마음을 담은 모든 시어가 달을 향해 쏴 올려진 것은 아닐까”라는 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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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청옥, 캘리그라퍼
 시 ‘소년’도, 캘리그라피 ‘소년’도 곧 소년이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든다’는 시가 그림과 글씨로 부활했다. “파란 물감이 뚝뚝 배어 나오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 시인이었던 청년 윤동주가 지금 100살 할아버지가 됐으면 또 다른 어떤 시를 썼을까도 함께 생각해 보면서 영원히 청년인 그에게 내 마음의 꽃 한송이를 바쳤다.” 

 작품 대부분은 표구를 최소화했다. “윤동주 시인이 감옥에 갇혀 돌아가셨는데, 그의 정신인 시를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다. 면 헝겊에 작업한 작품들은 염료를 사용했지만 최대한 수묵으로 보이게 했다. 열처리를 해서 고착시켰다. 다른 작품들은 화선지에 먹과 혼합재료를 썼다.”

 이청옥의 ‘캘리그라피 윤동주’는 4월 10~16일 남산도서관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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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이청옥 캘리그라피로 재탄생…서정의 극대화

기사등록 2017/03/31 17:36: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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