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이정하 기자 = 학교법인 단국대학이 1950년대 '구 농지개혁법'에 따라 정부가 강제 매수한 성남시 소재 2만여㎡의 토지소유권을 돌려달라며 경기 성남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판결이 주목된다.
21일 학교법인 단국대학과 성남시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단국대학은 지난해 7월 성남시와 개인 등 10개(명)를 상대로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949년 6월 제정된 농지 국유화를 골자로 한 '구 농지개혁법'에 따라 단국대학이 1957년 2월 국가로 소유권을 넘긴 경기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10번지 일대 46필지 2만6㎡의 땅 소유권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이 땅은 일제강점기 때 부동산갑부로 알려진 임종상씨가 대학에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농부가 경작하는 농지가 아니거나 일정 토지 이상을 초과해 보유한 농지에 대해 정부가 강제로 매수했다.
단국대학은 당시 정부로부터 농지보상금으로 102만원 상당의 채권을 받고 소유권을 이전했다. 정부가 정한 토지등급에 따라 원 토지가의 30％ 수준에서 농지보상금이 지급됐다.
단국대학은 "구 농지개혁법상 토지 소유권 이전 3년 내에 농지대가상환 및 등기를 완료하지 않은 농지에 대해 원 소유자에게 돌려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갈현동 땅은 농민에게 분배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원소유자인 단국대학에 소유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2002년 5월 대법원에서 '구 농지개혁법에 따른 정부 매수 농지 가운데 분배되지 않은 토지는 원 소유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하고 있다.
단국대학은 이같은 판례를 토대로 1957년 당시 정부로 소유권이 이전된 농지 264만여㎡ 가운데 농민에게 분배되지 않았거나 국가나 지방정부로 이관돼 관리된 것으로 파악된 성남 갈현동 부지를 찾아냈다.
갈현동 토지 2만6㎡ 중 4683㎡는 성남시 소유로,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되고 있다.
대학 측과 성남시를 비롯해 10개(명) 단체와 개인 피고 측은 토지 매매 과정과 소유권 이전 경위 등을 파악하며 법리공방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민법 제245조 2항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규정도 쟁점 중 하나다.
구 농지개혁법상 위법성이 인정되더라도 민법상 소유권이 인정되는지는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사한 소송의 일부 하급심에서는 소유권말소등기 청구는 기각하고, 손해배상 청구만 받아들이는 사례도 있었다.
단국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농지 국유화를 빌미로 강제로 빼앗은 대학의 재산 가운데 위법하게 소유권이 이전된 부지에 한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60년 이상 지난 시점이어서 현황 파악도 쉽지 않고, 피고 측이 많아 재판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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