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기독교와 이슬람 전쟁 시작됐다"

기사등록 2017/03/17 11:07:1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유럽과 터키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기독교 대 이슬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직장 내 히잡 착용 금지를 인정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에 대해 "초승달(이슬람을 상징)과 십자가 사이 전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고 인디펜던트, 도이체벨레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ECJ의 판결은 유럽이 이슬람을 상대로 '십자군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유럽연합(EU)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유럽의 원칙, 가치, 정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말했다.

 그는 EU와 터키의 갈등이 더욱 악화한다면 중세 시대처럼 유럽의 기독교 진영과 중동 이슬람 세력이 대립하는 종교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 네덜란드 등 EU 국가들이 터키의 재외 유권자 대상 개헌 국민투표 찬성 집회를 불허한 데 반발해 이들 나라를 상대로 날선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는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의 행태는 나치를 연상시킨다며 유럽이 파시즘(전체주의)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이 2차 세계 대전 전으로 회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네덜란드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마르크 뤼테 총리를 향해 "헤이 뤼테!, 선거에서 제1당이 됐을진 몰라도 터키라는 친구를 잃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뤼테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터키 정치인들의 네덜란드 내 자국 국민투표 찬성 유세를 불허한 결정이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도 거들었다. 그는 뤼테 총리의 자유민주당(VVD)이나 네덜란드 극우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이나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터키 에르도안 "기독교와 이슬람 전쟁 시작됐다"

기사등록 2017/03/17 11:07:1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