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재추진 자극하나

기사등록 2017/03/14 12:16:44

【글래스고=AP/뉴시스】니콜라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가운데)이 2016년 3월 12일 글래스코에서 열린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2017.3.9.
【글래스고=AP/뉴시스】니콜라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가운데)이 2016년 3월 12일 글래스코에서 열린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2017.3.9.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재추진하면서 EU 탈퇴 뒤 영국이 갈갈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2019년 봄 독립 투표를 다시 실시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는 2014년 부결된 바 있다.

 스터전 수반의 이번 선언은 영국 중앙 정부가 의회 승인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브렉시트 협상 개시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나왔다.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애초부터 EU 탈퇴를 반대해 왔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독립 투표 재추진은 스코틀랜드의 경제 불확실성과 분열을 조장할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스터전 수반은 브렉시트 공식화가 다가오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스터전 수반은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 방침을 반대한다. 그는 다른 지역이 어떤 선택을 하든 관계없이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에 남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는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EU 잔류를 지지했다. 스터전은 중앙 정부가 스코틀랜드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독립을 통해 주권을 되찾는 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터전은 스코틀랜드는 중앙 정부와의 협의를 반복적으로 모색했지만 "비타협이라는 장벽"만 마주했다며 "(EU 탈퇴) 협상 막판 스코틀랜드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가 독립 투표를 다시 추진하려면 지역 의회 인가를 거친 뒤 '섹션 30 규정'(Section 30 Order)에 따라 중앙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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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18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운동 기간 찬성 진영이 글래스고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2017.3.14.
 섹션 30은 중앙의 권한을 스코틀랜드 의회에 이양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하는 규정이다. 섹션 30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중앙 정부와 스코틀랜드 정부가 구체적인 투표 일정을 논의한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은 메이 총리가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아예 막기 보다는 브렉시트가 완료될 때까지 연기하는 방향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터전 수반은 오는 17~18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전당대회에서 독립 투표 재추진을 위한 결의를 다질 전망이다. SNP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투표를 다시 밀어붙일 명분을 얻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EU는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할 경우 영국으로서 자격을 유지할 수 없으며 회원국이 되길 원한다면 재가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일 시장 접근권과 이동의 자유만 미리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독립해도 풀어야할 과제는 많다. 스코틀랜드는 생명줄과 다름 없는 북해 유전 산업의 악화로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영국을 떠난 뒤 어떤 통화를 도입해야 하는지도 문제다.

 영국 탈퇴 뒤 EU에 잔류하려면 EU 몇몇 회원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스페인의 경우 스코틀랜드의 결정이 자국 내 카탈루니아 분리 독립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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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3/14 12:16:4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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