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종별빙속]金 김보름, 가파른 곡선 주로·전략 통했다

기사등록 2017/02/12 22:00:12

최종수정 2017/02/12 22:10:40

【강릉=뉴시스】최동준 기자 = 12일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 한국 김보름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7.02.12.   photocdj@newsis.com
【강릉=뉴시스】최동준 기자 = 12일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 한국 김보름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7.02.12.  [email protected]
【강릉=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가파른 곡선 주로 덕을 톡톡히 봤다.

 김보름은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00초9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60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른 오벌에 비해 가파른 강릉 스피드케이팅 경기장의 곡선 주로가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코너워크가 좋은 김보름에게 이점으로 작용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트랙 양 끝의 둥근 원의 중심부터 인코스까지의 길이를 25~26m로 규정하고 있다. 4~5m 길이로 구성되는 웜업존을 제외하면 둥근 원의 반지름이 21~22m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인코스의 폭은 4m로 정해져 있고, 아웃코스는 최소 4m 이상이어야 한다. 폭 4m 이상의 웜업존을 갖추고 있어야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현재 국제대회를 많이 치르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트랙 양 끝의 둥근 원의 반지름이 22m고, 웜업존과 인코스, 아웃코스의 폭이 각각 4m인 경우가 많다.

 당초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도 같은 크기로 설계했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몸을 푸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웜업존의 폭을 5m로 늘리기로 했고. ISU도 승인했다.

 트랙의 전체 길이는 같은데 트랙 양 끝의 둥근 원 반지름이 짧아지니 곡선 주로가 다른 곳보다 가파르게 됐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과 김보름이 정해진 레인 없이 출전 선수들이 한꺼번에 출발해 16바퀴를 돌아 순위를 결정하는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보인 원인 중 하나는 코너워크가 좋기 때문이다.

 매스스타트를 제외한 다른 종목은 웜업을 하는 서비스 트랙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만 해 온 선수들은 서비스 트랙의 더 작은 원을 돌 때 구두가 닿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원을 더 크게 돌면 곡선 주로에 가깝게 붙어 도는 것보다 더 많은 거리를 달리게 돼 체력도 많이 소모되고, 속도도 떨어진다.

 곡선 주로가 가파르면 코너워크에 탁월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유리하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더 작은 코너를 도는데 단련이 돼 있는 이승훈과 김보름에게는 가파른 곡선 주로가 유리한 셈이다.

 김보름은 "사실 쇼트트랙 훈련을 하면서 더 작은 트랙을 돌기 때문에 크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나와 잘 맞는다. 안쪽으로 꺾으며 타는게 힘들지 않다"며 "안쪽으로 잘 꺾어 타지 못하는 선수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릉=뉴시스】최동준 기자 = 12일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 한국 김보름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17.02.12.   photocdj@newsis.com
【강릉=뉴시스】최동준 기자 = 12일 강원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 한국 김보름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17.02.12.  [email protected]
동시에 김보름은 자신이 자주 구사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고, 잘 들어맞았다.

 이승훈과 마찬가지로 김보름은 레이스 초반 체력을 아끼고 있다가 1, 2바퀴를 남기고 가속을 붙여 다른 선수들을 제친다. 한국이 쇼트트랙에서도 자주 활용하는 레이스 전략이다.

 이날 김보름은 4, 5위권을 유지하면서 레이스를 이어가다 한 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왔다.

 다카기 나나(일본)과 선두 경쟁을 펼치게 된 김보름은 막판에 스퍼트를 끌어올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보름은 막판 스퍼트를 올리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 500m 훈련도 따로 했던 터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움직이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들어와서 처음에 당황했지만, 생각해놓은 전략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매스스타트에서 쇼트트랙 선수 출신들이 갖는 또 다른 강점은 상황 대처에 더 능하다는 것이다.

 매스스타트를 제외한 다른 종목은 정해진 레인만 달리기 때문에 변수가 거의 없다.

 하지만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함께 달리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의 다른 종목에 비해 변수가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쇼트트랙에 익숙한 선수들은 스피드스케이팅만 한 선수들보다 판단이나 대처가 빠를 수 밖에 없다.

 김보름은 "쇼트트랙 선수로 뛰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여지는 것 같다. 판단이 빠르게 잘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레이스 도중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선수들이 엉켜 넘어지는 일이 있었지만, 김보름은 흔들림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김보름은 "마지막에 같이 넘어질 뻔 했다. 바깥쪽에 있었으면 너어졌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 코너를 지나가면서 안쪽 코스를 공략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잘 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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