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기이사 100일]갈길 바쁜 '뉴삼성'…중단된 재도약 플랜 가동 시급

기사등록 2017/02/03 07:30:00

미래성장동력 확보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과 투자 등 가속화
전장사업과 프리미엄 가전, AI 중심…이 부회장 법적 문제 탈피 중요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등기이사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자인하고 있는 '뉴삼성'은 진화하는 중이다. 다만 이 작업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논란을 야기한 최순실 게이트 파장에 휩싸여 있는 탓에 잠시 숨고르기 상태에 접어들어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취임이후 선택과 집중, 효율화를 기조로 삼성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 해왔다. 여기에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한 M&A 전략과 네트워크 강화 등이 핵심이 돼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책임경영을 시작했다. 사내 등기이사 선임은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선다는 의미여서 이 부회장의 무게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등재이후 곧바로 미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설비확충을 결정하는 등 올해 최대규모의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조이언트와 애드기어, 데이코, 비브랩스, 하만, 뉴넷캐나다, QD비전 등의 기업들을 인수 했거나 인수작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지난해 메가딜이라 할 수 있는 규모인 9조4000억원에 인수한 하만의 경우 이 부회장이 관련 이사회에 참석해 직접 투표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미국 출장길에 올라 하만 M&A를 담판 지었다는 후문이다.

 하만 인수는 특히 삼성전자가 이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처럼 이 부회장은 스마트카 등의 전장사업과 프리미엄 가전 등 신성장 동력 구축 및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필요한 핵심 기술이나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미래먹거리를 기존의 스마트폰에서 전장사업 등으로 확대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삼성은 앞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TV, 가전 제품 등 삼성이 보유한 모든 기기와 서비스를 AI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전략아래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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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올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안전적인 운전자금과 M&A 등이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차입 규모가 제한적이라 보유현금이 없으면 투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며 "그에 따라 필요 보유현금을 65조~70조원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순현금 유지의 원인을 투자금 필요성으로 꼽은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전자를 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한 후 금산 분리를 위해 홀딩스와 금융 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등기이사 선임 이후 이 부회장의 글로벌 사업 전략과 국내 사업구조 개편 등은 착실히 진행돼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작업이 일단 올스톱 상태다.

 이 부회장은 물론 그룹이 사실상 특검 조사를 비롯 법적 대응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이다. 지난해말 했어야 할 사장단 등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의 작업이 전면 연기돼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뉴삼성'이 재가동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정상 행보가 전제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조사가 마무리되고 법적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최순실 게이트로부터 자유로워 진다면 삼성의 재도약 작업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큰 타격이 우려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경영을 이끄는 만큼 차후 체계적으로 인수 합병이나 글로벌 움직임 등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현재 부딪힌 특검 건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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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기이사 100일]갈길 바쁜 '뉴삼성'…중단된 재도약 플랜 가동 시급

기사등록 2017/02/03 07: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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