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10대 화두'…트럼프·브렉시트 등 빅이슈

기사등록 2017/01/17 17:07:04

최종수정 2017/01/17 17:12:31

【다보스=AP/뉴시스】스위스 경찰들이 17일부터 2주일 동안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회의장을 순찰 돌고 있다. 이 연례 행사에는 다수의 국가 수반과 굴지의 기업가 및 학자들이 운집해 평소의 1만1000명 인구가 3만명까지 불어난다. 2017. 1. 15.   
【다보스=AP/뉴시스】스위스 경찰들이 17일부터 2주일 동안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회의장을 순찰 돌고 있다. 이 연례 행사에는 다수의 국가 수반과 굴지의 기업가 및 학자들이 운집해 평소의 1만1000명 인구가 3만명까지 불어난다. 2017. 1. 15.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ponsive and responcible leadership)'을 주제로 내건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됐다. 세계 정관계 및 재계 지도자 3000여 명은 22일까지 알프스 기슭의 작은 도시 다보스에 머물면서 현재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논의한다.

 세상을 주무르는 이들 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은 올해 무슨 이야기를 화두로 삼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올해 다보스포럼은 과거와는 아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올해 다보스포럼에도 예년처럼 정치와 경제, 기술, 금융권 등 각계를 대표하는 핵심 지도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과거처럼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마스터의 위세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올해 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은 세상의 주도권을 쥔 입장이 아닌 외부 참관자 위상으로 밀린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 등 지난 10개월 동안 벌어진 지구촌의 사건들은 그동안 다보스가 추구했던 지향점과는 거리가 있는 사건들이었다”라고 전했다.

 FT는 그러나 올해 다보스포럼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참석할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이벤트와도 견줄 수 없는 특별한 위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그러면서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눈여겨 봐야할 중요 대목 10가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 트럼프 이야기(Trump tales)

 다보스 참가자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화제의 주인공은 트럼프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다보스포럼 기간 중인 20일 제45대 미국대통령으로 취임을 하게 된다. 트럼프가 다보스포럼 최고의 화제인물이 되겠지만 그의 측근들 중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트럼프 측근 중에는 보기 드문 ‘다보스 타입’인 앤서니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이다. 월가 펀드매니저 출신인 스카라무치가 다보스 청중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세계화의 유령(The ghost of globalisation)

 그동안 다보스포럼의 단골 주제로 등장했던 세계화와 국제협력은 올해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보스포럼이 대변해온 가치관과 이상은 유례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이 국제적 어젠더의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큰 흥밋거리다.

 ◇ 배턴을 물려받은 중국(China takes up the ba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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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AP/뉴시스】 미국의 배우 리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지난해 1월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 포럼 전야제에서 참석자들과 홤께하고 있다.  지난 해 "제 4차 세계혁명"의 주제에 이어 올해에는 세계적 양극화 문제의 극복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2017.01.12
 올해 다보스포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단연 시진핑 주석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들고 나선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미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한발 뒤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보스포럼은 세계 주요2개국(G2)의 한 축인 중국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포럼에서 책임 있는 글로벌 강국으로서 기후변화협약과 자유무역  등 그동안의 성과들을 지킬 것을 다짐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경제 도약 방안(A galloping global economy)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당선을 반겼다. 그러나 다보스포럼에 참가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주 회의적일지 모른다. 이들은 트럼프가 약속하고 있는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세금 감면 조치, 이에 따른 수요 창출이 과연 언제나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큰 의문을 품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인프라 투자 및 세금감면 정책에 따른 경기부양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아마도 정부 주도에 위한 경기부양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포퓰리즘은 세계의 지속적인 번영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 우울한 미국 민주당(Sad Democrats)

 미국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여러 인물들이 다보스에서 모인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번 포럼에서 “분열 시대의 민주주의(diplomacy in the age of disruption)”에 관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변화 토론에 참석할 예정이며 조 바이든 현 부통령은 특별 연설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진보적인 미국 민주당 인사들은 청중들과 함께 과거에 대한 반성과 향후 전망을 놓고 활발한 대화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 브렉시트는 대혼란을 부를까? (Will there be Mayhem?)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7일 런던에서 브렉시트 일정을 발표한 뒤 다보스로 날아간다. 19일에는 다보스에 모인 국제 청중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예정이다. 그의 다보스 연설에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브렉시트 협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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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AP/뉴시스】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중영합주의자들의 주장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취임 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7.01.16
◇ 유럽대륙의 우려(The woes of Europe)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석을 하지 않는다. 다보스포럼의 단골참석자인 그가 올해 포럼을 거르는 이유는 오는 9월 치러지는 총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힘겨운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참석을 결정했다. 뤼테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대륙의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과 그에 부합하는 정책들을 조율해 낼 수 있을까?

◇ 우리 모두의 책임(Everyone is really responsible)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권력과 부를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그러나 이런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주제는 불평등과 소외 문제였다.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미국 오하이오 주 유권자들은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이 호화로운 만찬을 즐기면서 무슨 대단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올해도 불평등과 소외 문제는 다보스포럼의 주제에서 빠지지 않았다.

 ◇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을까?(Will technology kill us?)

 지난해 다보스 포럼의 핵심 의제는 ‘제4차 산업혁명’ 이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도 기술은 주요 의제 중 하나다. 그러나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주로 논의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의 경우 기술발달에 따른 위협에 초점이 맞춰진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점점 공감대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 파티 분위기는 어디로? (Where are the parties?)

 다보스 포럼 참가자들은 해마다 메인 행사의 주변에서 열리는 각종 부대 행사를 통해 인맥을 구축한다. 하지만 올해는 파티 분위기가 실종됐다. ‘책임 있는 리더십’이라는 올해 포럼의 무거운 주제가 회의장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는 탓이다. 명성 높은 '구글 파티'를 포함한 여러 친목 행사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다보스포럼의 호화로운 만찬은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아무리 자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보스포럼은 올해 역시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은 급변하고 있는 세상에 실망한 나머지 샴페인과 캐비어라도 먹으면서 서로를 위로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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