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빚은 '춤의 연대기' 속 물리학

기사등록 2016/11/25 18:44:07

최종수정 2016/12/28 17:58:58

【서울=뉴시스】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은 오는 25일과 26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동 제작한 '춤의 연대기'를 공연한다.    전통 무용 '강강술래'를 소재로 현대적 안무와 음악을 곁들인 안애순 안무의 '강가앙수울래애'와 가야금 등 전통 음악에 박순호의 안무가 더해진 '조절하다'의 첫 선을 나란히 선보인다. 사진은 '강가앙수울래애'(국립현대무용단 제공ⓒ옥상훈)
【서울=뉴시스】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은 오는 25일과 26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동 제작한 '춤의 연대기'를 공연한다.  전통 무용 '강강술래'를 소재로 현대적 안무와 음악을 곁들인 안애순 안무의 '강가앙수울래애'와 가야금 등 전통 음악에 박순호의 안무가 더해진 '조절하다'의 첫 선을 나란히 선보인다. 사진은 '강가앙수울래애'(국립현대무용단 제공ⓒ옥상훈)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통 무용이 현대적 안무와 음악을, 전통 음악이 현대 무용을 만나는 공연에는 물리학이 숨겨져 있었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이 25일과 26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동 제작으로 선보이는 '춤의 연대기'에 관성과 탄성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안애순 안무 '강가앙수울래애'

 전통 무용 '강강술래'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강가앙수울래애'는 제목에서부터 시공간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현대물리학이 떠오른다.

 강가술래를 비롯한 다양한 전통놀이 움직임은 안애순의 현대무용의 옷을 입고, 과거를 바로 지금 무대로 소환하는 모던미를 뽐낸다. 우리 몸이 기억하는 춤과 그 춤을 기억하는 우리의 몸이 발굴된다. 전통 무용을 선보였던 국립국악원 무용단 20여명의 리듬감 역시 현대적이다.  

 이와 함께 강강술래 춤의 이미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원'(circle) 형태를 주요 모티프로 사용해 공연 내내 동심원을 그려나간다. 턴테이블 무대가 이 원운동에 힘을 싣는다.    

 작곡가 김기영은 민요를 오르골 소리로 편곡했는데, 이 역시 태엽을 감아 응축된 에너지를 서서히 원운동으로 방출하는 오르골의 움직임과 일치한다.  

 ◇박순호 안무 '조절하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은 오는 25일과 26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동 제작한 '춤의 연대기'를 공연한다.  전통 무용 '강강술래'를 소재로 현대적 안무와 음악을 곁들인 안애순 안무의 '강가앙수울래애'와 가야금 등 전통 음악에 박순호의 안무가 더해진 '조절하다'의 첫 선을 나란히 선보인다. 사진은 '조절하다'(국립현대무용단 제공ⓒ옥상훈)
 탄성 에너지는 활시위를 당겼다 놓으면 팽팽했던 줄이 다시 원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을 가리킨다.  

 '조절하다'는 국악의 현악기 연주법 중의 하나로 이 탄성 에너지가 배인 '농현'(弄絃)을 주요한 움직임으로 삼았다. 농현은 현악기 연주에서 왼손으로 줄을 짚어 원래의 음 이외의 여러 가지 장식음을 내는 기법이다.  

 활과 활쏘기라는 움직임을 통해 2014년 '유도'와 '활' 등의 작품을 선보였던 박순호 안무가는 이번 작품 역시 전작의 주제 의식을 발전시켜 개개인의 몸을 '활'로 설정, '농현'이라는 요소를 더해 변화를 더했다.

 현을 누르고 튕기고, 뜯고 문지르는 순간 속에서 활대 또는 활 시위 역을 하는 무용수들의 합은 탄성 에너지를 자연스레 주고 받게 된다. 이재하의 거문고의 묵직한 울림은 탄성 에너지의 농도를 짙게 하고, 박경소의 아련한 가야금의 떨림은 탄성 에너지의 농도를 흐트러뜨린다. 그에 따른 무용수들의 움직임 선 역시 진해졌다가 여러 가락으로 퍼진다.

 공연 예술이 전통에서 비롯해 새로운 역사로 누적되는 '연대기'로 인식, 공연 제목을 '춤의 연대기'로 정했다. 새하얀 무대 위에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잘 조합된 기록이 또 새겨졌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전통과 현대가 빚은 '춤의 연대기' 속 물리학

기사등록 2016/11/25 18:44:07 최초수정 2016/12/28 17:58:58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