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미 워싱턴주)=AP/뉴시스】차의영 기자= 미 워싱턴주의 죽을 권리 인권운동가들은 제약사들이 안락사에 사용되는 약값을 급작스럽게 대폭 인상한 이후로 말기 환자가 합법적으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저렴한 신약을 혼합, 개발해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주의 인권단체 '엔드 오브 라이프'(End of Life ) 의사들은 기존 안락사용 약품의 특허권을 사들인 캐나다의 제약사 벨리언트 인터내셔널이 가격을 3000달러로 폭증한 이후로 대체 약품을 개발해 새로운 조제약을 500달러에 내놓았다고 시애틀 타임스가 보도했다.
워싱턴대학의 에이즈 연구가로 이 단체를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로버트 우드 박사는 "우리가 조제한 신약도 원래 사용되던 약과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고 장담했다.
오리건주 의사들도 이 신약 조제품을 선택해서 쓰고 있으며 올해 말 발효될 비슷한 안락사법을 가진 캘리포니아의 공직자들도 이 약품을 사용할 것을 고려중이다.
벨리언트를 비롯한 여러 제약사들은 오래된 유명 약품들을 사들여 가격을 수십배나 폭등시켜 수년간 환자들에게 팔아왔다는 이유로 최근 미국 의회에서 집중포화를 당했다. 벨리언트는 지난해 합법적 안락사가 가능한 말기 환자의 안락사약 대명사였던 세코바르비탈 소디움(세코날)을 사들인 뒤 약값을 1500달러에서 두배인 3000달러로 , 다시 5000달러까지 인상했다.
수면제인 이 약은 지난 90년동안 사용되어온 오랜 약품으로 치사량인 10 g 당 가격이 150달러였다고 시애틀 타임스는 밝혔다.
안락사 약은 건강보험의 보조도 받을 수 없고 메디케어에도 해당되지 않는 약품으로 워싱턴주의 메디케이드나 안락사를 종교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가톨릭계 의료 기관에서도 전혀 보조를 받을 수 없는 품목이다.
따라서 벨리언트의 약값이 폭등했을 때 우드박사를 비롯한 의사들은 즉시 대체 약품을 만들기 위한 공동연구에 들어갔으며 결국 훨씬 저렴한 신약을 개발해 낸 것이다.
페노바르비탈, 클로랄 수소화물, 황화 모르핀등 세가지 분말 약품을 혼합해 물, 알코올, 주스에 섞어서 먹는 이 약품은 세코날보다 맛이 좋지 않고 시간도 더 걸리며 입안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드 박사는 말한다. 그런데도 지난 해 워싱턴주의 안락사 환자 155명중 3분의 1이 넘는 55명이 이 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난 해 오리건주의 안락사환자 132명중 16명도 이 약을 선택했다.
2009년부터 효력을 발휘한 워싱턴주의 안락사법은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중 6개월 이내 생존만이 가능한 사람들이 의사들에게 안락사약 처방을 요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보건 기록에 따르면 2014년에는 176명이 이를 신청해서 그중 170명이 신약으로 숨졌고 안락사환자 전체 중 3분의 2는 세코바르비탈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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