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英 판사, "푸틴이 망명한 스파이 독살 작전을 승인했을 가능성 있어"

기사등록 2016/01/21 21:46:52

최종수정 2016/12/28 16:30:01

【런던=AP/뉴시스】김재영 기자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런던으로 망명한 러시아 전 스파이 알렉산데르 리트비넨코를 살해하려는 보안기관의 계획을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조사 책임 판사가 21일 말했다.

 리트비넨코는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독이 든 차를 마신 뒤 3주 후에 사망했었다.

 이 살인 사건의 조사를 맡은 로버트 오웬 판사는 이날 보고서에서 "리트비넨코에게 2006년 11월 치사량의 폴로늄-210을 섞은 차가 주어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방사능 동위원소 물질을 소량만 섭취하더라도 죽게 된다.

 판사는 이어 스파이 기관 KGB의 후신인 보안기관 FSB가 이 살인을 지휘했을 "강력한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 작전은 푸틴에 의해 "승인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리트비넨코(43)는 죽기 전 푸틴이 자신을 살해하도록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웬 판사의 "가능성" 발언은 푸틴을 리트비넨코 살해와 처음으로 공식 연관짓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의 죽음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해왔다. 이날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아 자카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오웬의 결론이 객관적이거나 편견 없는 공평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독살 사건의 용의자인 안드레이 루고보이와 드미트리 코브툰을 사건 발생지인 영국으로 송환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루고보이는 러시아 의원으로 형사 소추 면제 특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영국의 반 러시아 태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FSB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영국 망명 직후부터 옛 직장인 이 보안기관과 이 기관 출신으로 그 해 대통령에 첫 당선된 푸틴을 직설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푸틴이 조직 범죄와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오웬 판사는 "이 같은 행동으로 리트비넨코는 FSB를 배신한 것으로 간주됐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내 여러 조직과 개인들이 살해까지 포함해 그에 대해 행동을 취할 강력한 동기기 주어졌다"고 지적했다.

 런던에 살고 있는 리트비넨코의 미망인인 마리나는 고등법원 밖에서 "남편이 임종을 앞두고 푸틴을 독살 배후로 지목했던 것이 영국 법원에 의해 사실로 입증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미망인은 이어 "러시아 소행이 밝혀진 만큼 영국은 러시아에 제재를 내리고 푸틴에게 영국 입국 금지령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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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英 판사, "푸틴이 망명한 스파이 독살 작전을 승인했을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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