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뉴시스아트] '오기사' 건축가 오영욱과 배우 엄지원

기사등록 2015/09/02 22:17:49

최종수정 2016/12/28 15:33:08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건축가 오영욱이 '작은 눈으로 바라 본 세상'으로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배우 엄지원의 남편으로 유명하지만, 건축계에서는 '오기사'로 더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건축가 오영욱이 '작은 눈으로 바라 본 세상'으로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배우 엄지원의 남편으로 유명하지만, 건축계에서는 '오기사'로 더 알려져 있다.
"여배우와 결혼도 했지만 건축에 벽 느껴"
글 쓰고 그림 그리는건 "건축 잘하고 싶어서"
"좋은 건축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
진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은 '실패의 기록물'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평범했다. 어눌하기까지 하고, 자신도 "말발이 약해 글로 표현하는 재미를 익혔다"고 했다.

  건축가 오영욱(39)은 흔히 보는 '마음씨 좋은 청년'같았다. 그런데 무슨 매력일까.

 그를 보면 따져 묻는게 있다. "어떻게 만났어요?"다.   

 지난해 결혼한 '배우 엄지원의 남편'이다. 건축계와 출판계에서 필명 '오 기사'로 알려졌지만, '엄지원'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건축가지만 오지랖이 넓다. 10년간 7권의 '여행 책'을 출간한 '여행 작가'이고, 2008년부터 개인전도 3회나 연 화가 이기도 하다.

 오는 4일부터 그의 제 4회 개인전을 연다고 해서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만났다.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어요. 그 친구도, 나도 바쁘지만, 여전히 좋아요". 친구의 친구,친구와 모임을 통해 만나 1년반 열애끝에 결혼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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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필명 '오기사'로 알려진 건축가 오영욱이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4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갤러리에 전시된 빨간 안전모를 쓴 '오기사' 캐릭터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그가 지난해 쓴 '인생의 지도'에 '오영욱'을 소개한 글을 보면 닭살 돋는다.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는 것에 집착하다, '돌연 나타난 거의 완벽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기어 인생의 노선을 살짝 수정했다'고 썼다. 당차고 센 이미지의 여배우인데, 라고 하자 그는 "애교가 많다"면서 헤벌죽 웃었다.

 '거의 완벽한 여자'가 역마살이 있던 남자를 묶었지만, 그는 엄지원을 만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존재의 이유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 '행복'은 '건축'과 이어져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답사(여행)를 하는건 모두 건축을 잘하고 싶어서죠"  

  말 재주가 많지않아, 학교 다닐때부터 스트레스였다고 한다. "건축가로 가기에는 재능이 부족하지 않을까?"를 생각할 정도였다.

 좋아하는게 4가지가 있었다. 건축, 글쓰기, 그림 그리기, 놀기다. 이 4가지를 조합해도 최종적인 목표는 건축이다.

 30대초반, 건설회사를 3년반 근무하다 때려쳤다. "세상이 잘 한다는, 인정하는 건축하는 방법을 떠나,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자". 외국여행을 떠났다. "답사를 가서, 좋은 공간에서 가만히 앉아서 스케치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체득하자. 이런게 자연스럽게 건축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15개국을 돌고 와 2005년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를 냈고, 이어 두번째로 낸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2006)’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실패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았어요"

 건축도 하고, 글도 쓰고 여배우와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긴 한데 "건축에서 만큼은 벽을 느꼈다"고 했다.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은 모두 건축을 잘하고자 했던, 결과물이자 실패물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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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서울 통의동 진화랑은 오는 4일부터 건축가 오영욱의 '작은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다. 필명 '오기사'로 알려진 오영욱은 배우 엄지원의 남편이다. 갤러리를 장식한 풍선 인형은 '오기사'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건축을 잘하고 싶어서 여행을 다니고 그림을 그렸는데, "최근엔 이게 내가 하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건축을 하겠다고 8년전 건축사무실도 차렸다. 처음에 돈도 벌었지만 따져보면 5억원은 손해봤다는 그는 "허름한 일, 생계형 건축으로 아등바등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되고, 전문가들이 하면 되는 일인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건축사도 안딸거에요."  

 세운상가 리노베이션 공모가 그를 더욱 멈추게 했다. 대학교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곳으로 "이 공모를 통해 한단계 올라가자, 건축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과는 '입선'에 그쳤다.

 "아, 아닌가 보다. 정리할때가 됐나보다. 걸음을 늦추려고요."

 건축을 하고픈 이유는 명확했다. 프랑스 여행중 60년에 지어진 콘크리트 수도원을 보고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아, 이런거 하고싶다."  95학번인 그는 모더니즘 영향속에 배웠던 "우리가 하는 건축은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해주고, 좋은 건축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이 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달라졌다고 했다. "근대적인 아파트들이 지어질때는 세상의 변화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욕망들이 발산하는 건축이 그 역할을 하기에는 과도기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망상주의자' 같다는 생각도 한다.  "40대가 전성기라면, 지금의 난 이 시대와 핀트가 안맞는게 어쩔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건축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분명히 세상은 좀 더 좋아질 것고 건축도 세상을 이롭게하는 수단이 될텐데, 사람들이 생활하고 경험하는 공간이 다른 예술 작품처럼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남자였다. 조곤조곤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풀어내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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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서울 통의동 진화랑에 전시된 '오기사' 건축가 오영욱이 감동한 도시, 공간, 풍경을 그린 일러스트가 전시되어 있다. 바닥에는 서울의 풍경을 이상향처럼 그러낸 수많은 지도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내놓은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사진은 주변의 모든 분들이 말렸던 작품이지만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내놓은 작품입니다"

 그는 "정치가 해결되지 않으면 좋은 건축도 없는 셈"이라며 "사람들의 미움이라는 마음속 감정을 건드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명의 대통령 사진은 픽셀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히 보면 서로의 얼굴로 만들어졌다.

 "배려를 방해하는게 미움"이라는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구조상 정치적인 미움이 만개해 있다"면서 "당장 이뤄지지 않겠지만 서로 좋은 것만 바라보는 세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 제가 건축을 꿈꾸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기도 하죠."

 두 대통령 사진 앞에는 전깃줄과 전선줄이 얽혀있는 신사동 거리와 전깃줄들을 없앤 거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걸렸다. '유토피아'라는 제목을 단 이 작품도 그의 질문이 들어있다. "한국 도시는 안예쁘고, 외국거리는 예쁘다는데, 그럼 이게 당신이 생각하는 도시냐"는.  결국 삶의 방식과 의식과 복합적으로 작용해야하는데 정치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로 옆에 대통령들의 사진을 함께 전시했다.

 이번 전시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가득해 단순해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의 머릿속을 꺼내놓은 자리다.

 그가 감동한 도시, 건축, 공간, 풍경으로 녹아든 그림은 좋은 건축, 좋은 세상을 꿈꾸며 고민한 흔적들로 가득하다. 대륙을 횡단하며 기록한 일러스트와 여행 스케치 50점, 서울 녹지축 그림 및 판화 10점, 그리고 건축모형, 도면집과, 그를 상징하는 빨간 안전모를 쓴 '오기사' 인형 150개가 줄지어 전시됐다.

 1층 전시장에는 책으로 냈던 가로 3m에 달하는 '인생지도' 그림 원본도 볼수 있다. 0,4mm 펜으로 그려낸 그림은 겸재의 '실경산수'처럼 치밀하게 담겨 그의 '미친 열정'을 엿볼수 있다.

 "건축 답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콘크리트로 한국적인 것을  만들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 연장선에서 지도의 이미지를 만들었요. 지도는 답사때 항상 끼고 다녔죠. 형상 자체가 자극이 되고 영감을 주는 요소예요.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와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의 질문이 이 3m짜리 지도를 그릴 수 있었어요" 전시는 10월 3일까지.02-738-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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