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고가(하이엔드) 제품 중심에서 미드-로우엔드(중·저가)으로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29일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200~300달러대 미드엔드 스마트폰 수요는 2억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엔드 스마트폰 모델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 사용자경험(UX)을 100달러 이하 로우엔드 모델로 확대해 제품 차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이엔드 스마트폰 성공을 바탕으로 미드엔드 뿐만 아니라 전 가격대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전 가격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가격대별 제품 판매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투트랙 전략에는 현재의 고부가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하이엔드 폰 시장은 더 이상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반면 미드-로우엔드 제품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지만, 최근 들어 신규 판매와 교체 수요가 줄어 '정체' 상태에 놓여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고가 스마트폰 등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렸고, 중국 저가폰과의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수익성에 압박을 받아 왔다.
시장의 우려는 서서히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1억1100만대의 휴대폰을 전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이중 스마트폰 비중이 70% 후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8800만대 수준으로 보인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훌륭한' 성적이지만,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9000만대 돌파는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사상최대 판매량인 884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
이날 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 32.4% 대비 1.2%p 하락한 31.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감소한 것은 200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점유율을 차근히 높여가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점유율 4.7%로 전년동기와 같았고, 레노버는 3,9%에서 4.7%로 올랐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애플 역시 전년동기 17.5% 대비 2.2%p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등과의 차별화를 위해 중저가 제품에도 하이엔드급에 적용해온 UX, 디자인 등을 적용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또 대화면이나 듀얼 심과 같은 지역별 특화된 기술로 맞춤형 전략도 펼친다.
한편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은 1분기 매출 32조4400억원, 영업이익 6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8% 증가하며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IT 사업 비수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무선 사업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신작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5 판매가 2분기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있다. 이를 통해 2분기엔 전체 휴대폰에서 스마트폰 판매비중을 80%대로 늘려 평균판매단가(ASP)를 1분기 210달러 중반대보다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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