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3일 오후 구로구 고척동 옛 영등포교도소(현 서울남부교도소) 취사장 앞. 페인트공 김종혁(62)씨가 담담한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무리를 지어 교도소 안을 관람 중인 사람들과 달리 김씨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김씨는 오늘 함께하지 못한 동료 20여 명에게 보낼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75~1978년 3년여간 영등포교도소에서 수감했었다. 그는 "막상 철거 소식을 접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35년 전 80명 정도 수용돼 같이 생활한 곳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씨는 "이 곳을 오기 전 (같이 복역했던 재소자 중)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함께 오자고 했는데, 결국은 혼자 왔다. 어려운 시절이긴 했다. 아쉬운대로 사진이라도 보내 줄 생각"이라면서도 "시설이 너무 낡았다. 이제와서 보니 유적지 느낌까지 든다. 이 곳에서 어떻게 지냈었나 싶지만, 양심적인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며 나름대로 가치있게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영등포교도소는 1년6개월여간 비어 있었다. 철거를 앞두고 2011년 1월 이 곳 수감자들은 천왕동에 새로 지은 교도소로 이감됐다.
김씨는 "비록 죄를 짓고 옥살이를 하게 됐지만, (재소자들이) 더 나은 시설로 옮겨져 양심을 치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갓난 아이를 안고 영등포교도소를 찾은 노숙현(37·여)씨도 "(교도소 이전은) 구로구민이자 아이 엄마로서 주거환경이 개선됐다는 측면에서 기쁘다"면서도 "막상 와보니 시설 낙후 정도가 심하다. 흉악범이 아닌 이들도 이 곳에 수감됐었단 보도를 접했다. 열악한 곳에서 생활 했을 수감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고 전했다.
이 곳에는 긴급조치 1호 위반 사건의 첫 피고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지하 시인과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머물렀다. 시국사범이 늘면서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가 되기도 했다.
두어바퀴째 둘러보는 중이라는 이창주(70)씨는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음침하진 않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탓인지 식당도 샤워시설도 많이 낡았더라. 사람이 지냈던 곳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재소자 인권에 이제라도 관심 가져야 한다"고 건넸다.
무리를 지어 교도소 안을 관람 중인 사람들과 달리 김씨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김씨는 오늘 함께하지 못한 동료 20여 명에게 보낼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75~1978년 3년여간 영등포교도소에서 수감했었다. 그는 "막상 철거 소식을 접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35년 전 80명 정도 수용돼 같이 생활한 곳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씨는 "이 곳을 오기 전 (같이 복역했던 재소자 중)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함께 오자고 했는데, 결국은 혼자 왔다. 어려운 시절이긴 했다. 아쉬운대로 사진이라도 보내 줄 생각"이라면서도 "시설이 너무 낡았다. 이제와서 보니 유적지 느낌까지 든다. 이 곳에서 어떻게 지냈었나 싶지만, 양심적인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며 나름대로 가치있게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영등포교도소는 1년6개월여간 비어 있었다. 철거를 앞두고 2011년 1월 이 곳 수감자들은 천왕동에 새로 지은 교도소로 이감됐다.
김씨는 "비록 죄를 짓고 옥살이를 하게 됐지만, (재소자들이) 더 나은 시설로 옮겨져 양심을 치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갓난 아이를 안고 영등포교도소를 찾은 노숙현(37·여)씨도 "(교도소 이전은) 구로구민이자 아이 엄마로서 주거환경이 개선됐다는 측면에서 기쁘다"면서도 "막상 와보니 시설 낙후 정도가 심하다. 흉악범이 아닌 이들도 이 곳에 수감됐었단 보도를 접했다. 열악한 곳에서 생활 했을 수감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고 전했다.
이 곳에는 긴급조치 1호 위반 사건의 첫 피고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지하 시인과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머물렀다. 시국사범이 늘면서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가 되기도 했다.
두어바퀴째 둘러보는 중이라는 이창주(70)씨는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음침하진 않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탓인지 식당도 샤워시설도 많이 낡았더라. 사람이 지냈던 곳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재소자 인권에 이제라도 관심 가져야 한다"고 건넸다.

이날 사동(수감동) 입구에는 100m 가량의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탓에 이씨는 교도소 내부를 관람하기까지 30분 넘게 기다렸다.
당초 구로구가 예상한 관람객은 1000명 수준. 주중인데다 아침부터 비가 와 관람객 수는 1000명이 안될 수도 있을 것이라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기준 1500여명이 다녀갔다.
안내자 1명이 20~30명의 팀을 꾸려 입장 시키려던 계획도 개방 10분만에 무산됐다. 질서 정돈을 위해 구로·양천 해병대 전우회 21명이 추가 지원 나오기까지 했다.
학교에서 단체 견학온 홍세화(14·여·고척중 1년)양은 "이 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며 "독방 체험도 새롭다"고 밝혔다.
악명 높았던 독방은 1평(3.3㎡)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좁았다. 독방 갯수는 78실이다. 6명에서 많게는 10명의 수감자가 생활하는 감방은 190실이나 된다.
안내자 양경미(37·여)씨는 "최대 2000명까지 수용한 이 교도소에서 문제를 일으킨 재소자가 이용했던 독방은 심리적으로 고독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면서 "교정시설 체험은 청소년에게 교훈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하루 동안 시민들을 맞은 영등포교도소는 65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이 자리에는 2000여 세대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email protected]
당초 구로구가 예상한 관람객은 1000명 수준. 주중인데다 아침부터 비가 와 관람객 수는 1000명이 안될 수도 있을 것이라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기준 1500여명이 다녀갔다.
안내자 1명이 20~30명의 팀을 꾸려 입장 시키려던 계획도 개방 10분만에 무산됐다. 질서 정돈을 위해 구로·양천 해병대 전우회 21명이 추가 지원 나오기까지 했다.
학교에서 단체 견학온 홍세화(14·여·고척중 1년)양은 "이 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며 "독방 체험도 새롭다"고 밝혔다.
악명 높았던 독방은 1평(3.3㎡)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좁았다. 독방 갯수는 78실이다. 6명에서 많게는 10명의 수감자가 생활하는 감방은 190실이나 된다.
안내자 양경미(37·여)씨는 "최대 2000명까지 수용한 이 교도소에서 문제를 일으킨 재소자가 이용했던 독방은 심리적으로 고독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면서 "교정시설 체험은 청소년에게 교훈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하루 동안 시민들을 맞은 영등포교도소는 65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이 자리에는 2000여 세대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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