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뒤편 화단에 식재된 나무의 잎과 가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와 함께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3초 뒤 나무가 급격히 기울더니 급기야 화단의 흙과 주차장 아스팔트가 '쩍' '쩍' 갈라져 갔다. 동시에 주차장 한 켠에 세워져 있던 흰색 레조 차량의 균형이 앞쪽으로 쏠렸다.
그리고 2∼3초 뒤 주차장 바닥이 종잇장 처럼 찢겨 나가며 침하가 일어났다. 레조 차량 역시 주저앉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순식간의 일 이었다.
폭 7m, 길이 80m의 단지 내 주차장 도로가 3~4m 가량 침하되는데는 5∼6초 가량의 짧은 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대피한 아파트 주민들이 증언한 당시의 순간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303동 14층에 살고 있는 명모(62·여)씨는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쩍' 하는 소리가 몇 차례 들렸다. 창 문 밖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주차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명씨는 "주차장에서 손수레에 폐지를 주워 담던 이웃집 할머니가 주차장 바닥과 함께 밑으로 꺼졌다"며 "크게 놀라 맨발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목포시 등은 인근 초등학교와 숙박업소 등지에 주민들의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수용할 계획이다.
시는 또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대책본부를 꾸리고 구조 기술사, 토질전문가 등을 불러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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